(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올해도 증권사 리서치 센터들의 빗나간 증시 전망을 두고 '거짓말장이'가 되지 말자는 소회를 밝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일 "2008년 리먼 사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세계 경제는 급변했다"며 "기존의 경제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만연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이 와중에 매크로 애널리스트나 섹터 애널리스트들도 전망과 예측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내년에는 애널리스트의 이익 추정치가 바람이 아닌 실제이길 기대한다"고 푸념 섞인 반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초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대로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은 증가했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3분기까지 집계된 기업 이익은 연초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대비 20%나 밑돌았다.

곽 연구원에 따르면 당초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12개월 예상 EPS에 코스피PER 9.64배를 곱하면 2,340이다. 현재 코스피보다 무려 300포인트나 높은 결과다.

그는 "2010년 이후 기업들의 이익추세가 박스권"이라며 "쉽지 않은 환경 속에 예상치를 전망하기 어렵지만 내년부터는 거짓말'장'이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강조했다.

접미사 '장이'와 '쟁이'는 그 쓰임이 다르다. '장이'는 직업과 관련된 명사에 붙지만, '쟁이'는 행동이나 모양과 관련된 명사에 따르는 어휘다.

곽 연구원은 '거짓말쟁이'가 아닌 '거짓말장이'가 되지 말자고 언급했다. 반복되는 애널리스트들의 빗나간 전망치로 혹여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사람으로 보일까 하는 우려 섞인 표현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들도 이러한 소고에 공감하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20년 넘게 리서치센터에 몸담은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가 예언자는 아니지만, 한해 증시가 연초 전망에서 벗어나면 직업적 회의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 적중'에 대한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그래도 시장 참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가까운 미래를 보여주는 게 직업이다 보니 연말이 되면 반성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곤 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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