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이체방크가 일본에서 과도한 접대비 사용으로 당국의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5일(일본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SESC)는 이날 기업 연금 담당자들에게 과도한 접대비를 지출한 도이체방크 도쿄 지사를 처벌해줄 것을 금융감독청(FSA)에 요청했다.

이 같은 요청은 전날 도이체방크 일본 지사의 전 직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된 이후 나왔다.

도이체 방크의 연금 영업부 소속 전 팀장이었던 시게루 에치고(36세)가 10억엔(103억8천400만원) 가량의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전 미츠이 그룹 소속 연금 담당자에게 작년 4월부터 8월까지 골프와 식사, 해외여행 등으로 최소 90만엔가량(930만원)을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접대를 받은 이 연금 담당자도 전날 함께 체포됐다.

도이체방크는 성명서를 통해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내부 통제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SC는 관련조사를 지난 5월 13일 시작했으며 4~5명으로 구성된 도이체방크의 연금펀드 영업팀이 3곳의 연금 담당자들에게 접대비로 600만엔(6천200만원) 이상을 쓴 사실을 포착했다.

이 영업팀은 기업 연금 담당자들에게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해외여행 및 식사 등 접대비로만 총 400만엔(4천100만원)가량을 사용했다.

SESC는 "일반인들의 수준을 넘어서는 수준의 접대 항목들을 확인했다"라며 "이러한 행동들은 투자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금융기관들의 접대 문화는 고객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일반적이지만, 기업의 연금 관리자들은 공공적 성격의 연금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반부패 규정에 적용을 받는다.

SESC는 도이체방크의 영업팀은 "투자 상품 유치라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접대를 제공했으며, 실제 해외여행 동안 금융상품의 판매를 청탁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SESC의 요청에 따라 FSA는 조만간 은행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SESC가 기업의 과도한 접대비와 관련해 당국에 제재를 요청한 것은 지난 7월 도쿄 소재 투자 전문기업 KTO캐피털 파트너스에 대한 제재 요청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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