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의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 실적대비 3.9% 늘어난 136조2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금융공사가 지난 10월부터 두달간 대기업 674곳, 중소ㆍ중견기업 2천390곳 등 총 3천64곳(회수율 93.7%)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8일 발표한 결과다.

올해 국내 주요 기업의 설비투자 실적(잠정)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131조1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 목표치인 139조9천억원에 6.3% 미달하는 수치다.

정금공은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인 136조2천억원은 올해 실적과 비교하면 다소 늘어난 것이지만 올해 목표치와 비교해서는 2.7% 적다.

세계 경제의 점진적 회복과 이에 따른 국내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심리 작용, 올해 미집행된 투자의 이연효과 등으로 내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정금공은 진단했다.

다만 올해 목표치 보다 적은 것은 여전히 경제 불확실성 등이 투자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은 내년에도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이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2011년 8조8천억원에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7.1% 줄어든 6조1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전자부품ㆍ컴퓨터ㆍ영상음향통신 분야가 올해보다 5.1% 늘어난 36조9천억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자동차(6조7천억원, 8.5% 증가), 석유정제(3조3천억원 6.8% 증가) 등도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반해 화학제품(6조1천억원, 4.8% 감소), 1차금속(5조6천억원, 25% 감소) 등의 설비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설비투자 자금은 내부 조달이 올해대비 7.1% 증가한 88조원으로 전체 투자금의 64.6%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설비투자의 결정요인으로 '향후 경기전망'(60.6%)을 가장 많이 꼽았고, '금리 및 투자자금 조달'에 대한 응답비율은 전년대비 1.2%포인트 늘어난 17.5%에 달했다.

좋은 조건의 자금 확보가 설비투자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pisces738@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