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대한전선의 완전 자본잠식과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7천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시행된다.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내년 초부터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절차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전선 채권단은 출자전환안이 포함된 경영정상화 방안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11개 채권은행 가운데 정책금융공사가 아직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여신심의위원회를 열어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서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동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광주은행은 지난 6일 각각 여심의를 열어 경영정상화 방안을 승인하고, 동의서를 냈다.

이날 정금공만 동의서를 제출하면 11개 채권은행이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것이어서 출자전환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8일 채권은행들을 상대로 ▲보통주 1천460억원, 전환우선주 5천540억원 등 총 7천억원의 출자전환 ▲800억원의 한도대출 및 이행성 보증한도 2천만달러 설정 ▲기존 채권의 만기를 2015년말로 연장하고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상환청구유예 등 3가지 안건에 대한 동의절차에 착수했다.

당초 지난달 29일까지 동의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몇몇 채권은행들의 내부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다소 미뤄졌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산업은행ㆍ정책금융공사ㆍ수출입은행, 우리ㆍ신한ㆍ국민ㆍ외환ㆍ농협ㆍSCㆍ광주은행 등 11곳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전선의 올해 상반기 자본잠식률은 87% 수준으로,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잠식률이 100%를 크게 웃돌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다.

채권단은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즉각적으로 매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르면 올해 말에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서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매각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채권은행 계열의 증권사들이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전선은 1955년 국내 최초의 종합전선업체로 설립된 이후 LS전선과 함께 국내 전선시장을 양분해 왔다.

전세계적으로 10여개 업체만 보유한 고부가제품인 초고압전력선의 생산기술을 갖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면서 최상위 전선업체로서의 위상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사업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비주력사업에 대한 인수ㆍ합병(M&A) 등에 뛰어들면서 재무부담은 가중됐다.

결국 지난해 2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서 자산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황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하자 재무구조 개선도 더뎠다.

올해 9월말 현재 개별기준 총차입금은 1조4천억원 정도로, 이 가운데 단기성 차입금은 1조2천900억원에 달한다.

한편, 고(故) 설원량 전 회장의 아들이자 3세 경영인인 설윤석 사장은 지난 10월 원활한 구조조정 진행을 위해 경영권을 자진해 포기하고,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창업자인 고 설경동 회장이 1955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58년간 3대에 걸쳐 이어진 설씨 가문의 경영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pisces738@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