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올해와 내년 재계 순위가 크게 변동할 전망이다.

올해 초 코웨이를 매각한 웅진그룹을 시작으로 STX그룹, 동양그룹 등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기업집단의 순위 하락이 불가피하다. 동부그룹도 동부하이텍 등을 내놓으며 순위 하락을 앞두고 있다.

반면, STX에너지 인수를 앞둔 GS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을 따돌리고 재계 7위로 뛰어오를지 주목된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계열사를 매각한 웅진그룹은 이미 올해 4월1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시 재계(공사 및 금융그룹 제외) 45위로 하락했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는 31위였다.

재계 13위인 STX그룹도 주력 계열사의 법정관리나 채권단 자율협약, 매각 등으로 해체가 진행 중이어서 내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동양그룹도 37위에서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러 계열사를 매각 중인 동양그룹은 최근 동양생명과도 결별했고 동양증권 조기매각 의견서를 냈다.

3조원의 자구계획을 마련한 동부그룹도 재계 17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자산 규모 약 1조2천억원에 달하는 동부하이텍 등을 매각키로 했기 때문이다.

웅진과 STX, 동양, 동부그룹의 하락으로 14위 이하 기업집단은 순위를 끌어올릴 기회를 자동으로 가게 됐다.

10대그룹 순위는 큰 변동이 없겠으나 GS그룹의 7위 복귀가 주목된다.

GS그룹 계열 GS에너지는 LG상사와 손잡고 STX에너지 인수를 추진 중이다. STX에너지의 자산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조5천억원대였다.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GS그룹의 총 자산은 올 4월1일 기준 55조2천억원으로 현대중공업그룹에 이어 8위에 위치했다. 그러나 총 자산 56조5천억원의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차이를 고려할 때 STX에너지 인수시 7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큰 셈이다.

GS그룹은 2010년까지만 해도 재계 7위였으나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서 8위로 밀려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M&A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부영(22위), 이랜드그룹(46위)이 상위 그룹사의 하락으로 순위폭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총수 부재로 최근 주춤하고 있으나 CJ그룹(14위)도 STX그룹 추락과 적극적인 인수 행보로 12위인 두산그룹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자산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점포 매각에 적극적인 홈플러스(34위)나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건설 관련 그룹사들의 하락 여부도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STX와 동부, 동양 계열사 인수에 따라 재계순위는 또 변할 수 있다"며 "다만, 사모투자펀드(PEF)를 제외하고 주요 그룹들이 M&A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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