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북한 장성택 전 행정부장의 숙청과 관련한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전히 한반도의 정치문제는 국내 전 분야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밝힌 장성택의 죄목 가운데 양봉음위(陽奉陰違) 즉, `겉으론 순응하면서 속으론 딴 마음을 품는다'는 죄목이 시선을 끈다. 이번 북한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암투의 배경 해석을 떠나 어떠한 분야에서건 권력을 쥔 입장에선 측근들에 대한 경계는 `필요악'일지도 모른다.

최근 금융관련 공공기관들에서도 국민에 대한 `양봉음위'의 행태가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관의 인사와 방만 경영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선 없어져야 한다"고 공언했다. 각 분야별로 공기업 기관장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참모들은 대통령의 철학을 이행하는 수발이다. 지도부의 대의(大義)를 구체적으로 잘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기록적인 부채를 안고 있는 공기업 문제는 국가적인 해결 과제다. 국제금융기구(IMF)를 비롯해 많은 국제기구와 민간연구소들이 한국 경제가 공기업 부채에 발목이 잡혀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민의 복지 전반을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을 책임지는 주체는 정부다. 구체적으로는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국민을 위해 국가경제와 살림을 위해 공기업 부채구조라는 위험한 부분을 수술하고 개혁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해놓고 구조개혁과 인사문제 만큼은 정치적인 계산과 입지를 따져 움직이는 인상을 준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또 다른 `양봉음위'다.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관들만 놓고 봐도 그렇다.

수장을 포함한 임원급 인사와 관련해서는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거나 정치적 역학 관계 때문에 원활히 진행되질 않는 모습이 종종 나타난다.

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이 초토화되고, 기업들이 퇴출되며 많은민간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감원, 감봉의 고육지책을 단행하고 있는데도 수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전체 공기업과 대비해서도 높은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누리고 있는 것은 국민과 금융시장 투자자들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말만 해놓고 실제로는 의무를 져버린 `양봉음위'에 다를 바 없다.

북한이 김정은 일인 지도 체제에 대항하는 이들을 `양봉음위'로 규정하고 처벌했다고 한다면, 공기업들의 국민에 대한 `양봉음위' 행위도 강력하게 징벌해야 마땅할 것 같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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