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동양매직이 모회사인 ㈜동양의 구조조정에 대해 반발하면서 일괄사표를 제출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는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측근들이 현재 동양매직의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데, 법정관리인이 이들의 교체의사를 밝히자 반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매직은 11일 정성수 ㈜동양 법정관리인의 과도한 경영간섭과 도덕성 결여에 따라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렵다면서 법원에 일괄 사직서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관리인이 동양매직의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포괄적 구조조정을 펼친다는 데 따른 반응이다.

업계는 동양매직의 이런 행위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동양매직은 동양그룹 계열사 중 현재현 회장의 측근이 다수 포진된 곳이기 때문이다.

대표이사인 김영훈 부사장만 하더라도 동양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양 대표까지 지냈을 정도로 현 회장 '라인'으로 꼽힌다. 동양사태를 일으킨 한축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동양그룹의 전직 임원은 "김 대표는 그동안 현 회장과 회사의 경영과 관련해 독대를 하는 등 이야기를 특히 많이 나눈 인물"이라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경영상 책임을 지지 않고 여전히 3억2천400만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다.

동양매직에는 현 회장의 장녀인 현정담 상무도 있다. 현 상무는 연간 2억원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

비용감축을 위해 임원을 줄여야 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정 관리인이 이들 입장에서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반면, ㈜동양의 부채는 약 1조5천억원에 달해 법정관리인 입장에서는 한푼이 아쉬운 상황이다.

동양매직이 ㈜동양의 다른 법정관리인인 박철원 씨에 대해 반발하지 않는 것도 업계가 의심하는 대목이다. 박 관리인 역시 현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은 법정 관리인이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다.

법정관리인이 구조조정 방안을 법원에 제시하고 양측 간 협의를 통해 진행되는 구조다.

로펌의 한 변호사는 "거칠게 말하면 법정관리는 판사가 그룹의 회장이고 법정관리인이 계열사 대표인 셈"이라면서 "동양매직에 대한 구조조정도 사전협의가 된 사항일 텐데, 법정관리인에 대한 반발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 관리인이 현 회장의 고급 외제 승용차를 지인에게 넘겨 도덕성이 결여됐다는 동양매직의 주장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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