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장중 1.38달러…6주래 최고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 동부시간) 주가는 미 의회의 예산안 잠정 합의 소식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소규모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고조되며 하락했다.

엔화는 일본과 미국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 유로화와 미 달러화에 소폭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한때 1.38달러까지 치솟으며 6주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하락했다.

전날 미 정치권이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에 2차 연방정부 셧다운(부문 업무 정지) 우려가 불식됐다.

이 때문에 다음 주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소규모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전날 오후 늦게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2014 회계연도(올해 10월~내년 9월)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의 패티 머레이 상원 예산위원장과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합의된 예산안 규모는 당초 논의된 9천670억달러에서 1조123억달러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시퀘스터(자동예산 감축) 규모를 줄이고 향후 2년간 적자를 230억달러 줄인다는 계획이다.

예산안은 오는 13일께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표결을 거칠 것이며 이후 상원 표결도 신속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연방지출 감축에 따른 우려로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이날 다우존스는 백악관이 차기 Fed 부의장으로 스탠리 피셔 전(前)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의회가 예산안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에 소규모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29.60포인트(0.81%) 하락한 15,843.5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0.40포인트(1.13%) 떨어진 1,782.22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6.68포인트(1.40%) 밀린 4,003.81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Fed가 다음 주로 예정된 회의에서 자산매입 축소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된 가운데 혼조세로 출발했다. 주가는 장 막판 낙폭을 크게 늘렸다.

2차 정부 폐쇄 우려가 사라지고 재정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Fed가 다음 주에 양적완화 축소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 의회가 예산안에 합의한 것은 향후 정부 폐쇄나 부채한도 위기를 불러올 정치적 교착이 나타날 위험이 줄었고, 예산 정책결정 과정이 개선됐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클레인톱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Fed가 12월에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면서 "시장은 자산매입 축소까지 시간이 일주일여 남았을 수 있다는 전망에 점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예산안 협상이라는 장애물이 제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신용카드업체인 마스터카드가 10대1 주식분할에 나서고 분기 배당금을 83퍼센트 인상한다고 밝힘에 따라 3.5% 올랐다. 업체는 35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은 웰스파고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1% 상승했다.

창고형 할인업체 코스트코는 분기 순익이 예상을 밑돌아 1.2% 밀렸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미 의회의 예산안 잠정 합의로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주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고조된 데다 10년만기 국채입찰이 혼조세를 나타내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2/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3bp 오른 연 2.850%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4.2bp 높은 3.883%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7bp 상승한 1.491%를 나타냈다.

이날 재무부는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가 혼조세를 나타내 국채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했다.

낙찰금리는 연 2.824%였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최고치이며 지난달의 2.75%를 웃돈 것이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61배를 기록해 지난 11월의 2.70배를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8.9%로 지난 6월 이후 최대를 보였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0.6%로 2012년 8월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전날 3년만기 국채입찰은 Fed가 다음 주부터 출구전략을 구사한다 해도 연방기금(FF) 금리는 상당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수요가 강한 모습을 보였다.

단기 국채와 달리 장기 국채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한다면 초대형 매수자가 시장에서 이탈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전날 오후 늦게 미 민주당과 공화당이 새해 예산안에 대해 잠정 합의함에 따라 Fed의 양적완화 축소를 가로막았던 큰 장애물이 제거돼 상징적이지만 소규모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시장이 이미 내년 1분기 양적완화 축소를 상당부분 반영한 상황이어서 12월17-18일에 자산매입 축소가 단행된다 해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5월에 1.60% 수준에서 시작해 현재 2.8% 수준에서 등락했다면서 이는 국채시장이 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이미 대비했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고용지표 호조에도 국채 매입세가 유입됐으며 이는 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매우 느리고 점진적으로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국채가격 하락폭이 제한된 것은 최근 수주 동안 국채를 사들였던 일본 투자자들이 국채가격 하락으로 매수에 나선 때문이라고 이들은 풀이했다.

한편, 트림탭스에 따르면 겨우 2주만을 남겨놓은 올해 미국 채권뮤추얼펀드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가 7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자금 유출 규모는 이미 종전 사상 최고치인 1994년의 625억달러를 상회했다.

1994년은 Fed가 금리를 인상했고 국채시장이 30년 만의 강세장을 연출하는 문제를 안고 있던 시기였다.

◆ 외환시장 = 엔화는 일본과 미국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 유로화와 미 달러화에 소폭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2.4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75엔보다 0.32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78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67달러보다 0.0018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41.1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1.45엔보다 0.26엔 하락했다.

닛케이 225 주가지수가 0.62% 하락한 가운데 뉴욕증시 역시 미국 의회의 예산안 합의에 따른 미국의 경제 약화 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예상 증폭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예산안 합의 실패에 따른 2차 연방정부 기능 폐쇄 가능성이 사라졌다면서 따라서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Fed가 12월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된다 해도 소규모에 그칠 것이며 연방기금(FF) 금리를 상당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부각돼 달러화가 유로화에 약세를 보였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연말이라는 시기적 문제와 다음 주의 대형 이슈로 큰 포지션 조정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달러화의 움직임이 제한됐으며 일본과 뉴욕증시 약세가 엔화의 강세를 지지한 하루였다고 전했다.

이날 유로화는 기술적 요인들이 반영되며 한때 1.3810달러까지 올라 1.38달러 위로 상승했다. 올해 유로화 최고치는 지난 10월의 1.3833달러였다.

RBC의 조지 데이비스 수석 기술적 애널리스트는 "유로화가 1.3835달러를 넘어선다면 유로화가 1.3982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선마저 돌파된다면 유로화는 다음 저항선은 2011년 10월의 최고치인 1.4245달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디아그리꼴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약화됨에 따라 최근 수주 동안 강세를 보였음에도 유로화가 달러화에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BNP파리바는 `유로화 숏포지션.달러화 롱포지션`을 취하는 게 매력적인 상황이라면서 미국과 유로존의 금리차이가 현재 유로화에 부정적이며 은행의 STEER 공정가치 예측치에 따르면 유로화의 공정가치는 1.3550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BNP파리바는 유로화의 하강 목표치를 1.32달러로 설정했다면서도 유로화가 1.3975달러를 돌파한다면 손절매입에 나서야 한다고 부연했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의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1.1%) 낮아진 97.44달러에 마쳤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2월6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1천60만배럴이나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280만배럴 감소를 대폭 웃돈 것이다.

반면 주간 휘발유 재고는 670만배럴이나 늘어났고, 정제유 재고 역시 450만배럴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21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3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지난주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2.4%에서 92.6%로 0.2%포인트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이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은 당연하다면서 일간 차트상의 저항선대인 98-99달러에서 움직인 데 따른 상승 모멘텀 상실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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