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반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금융위원회 기획조 정관에 정완규 전 행정인사과장이 임명됐다. 금융위의 핵심 추진 과제들이 국회에서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정 신임 국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정 기획조정관은 1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현안이 많은 시점에 중책을 맡게 돼 남다른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회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연말 코앞에 다가온 국회 예산심의에서부터 각종 정부평가안을 마무리해야 하고 내년 초 감사원의 감사 준비에도 들어가야 한다"며 분주한 기색이 역력했다.

감사원은 '동양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실 감독 논란이 끊이지 않자 자료수집 절차를 거쳐 내년 초 투자자에 대한 관리가 적정했는지 등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정 기획조정관은 무엇보다 국회 일정 파행으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각종 금융관련 법안 통과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데 대해 걱정스러워 했다. 여기에다 최근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의원 등 야당은 금융위 해체안을 발의하는 등 정부 핵심 추진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에 나선 상태다.

기획조정관은 국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금융위 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이기에 정 국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 국장은 "공백기간 동안 현안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만큼 핵심 사항에 대해 정부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국회서 난항을 겪는 법안 처리가 일차적인 목표"라며 "입장차가 있지만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와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안은 기존 정부 입장 그대로 추진해 내년 7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금융위가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부업법 등 현안 법률 처리도 산적해 있어 국회와의 대화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향후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기획조정관은 전남대사대부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수료 후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행정 고시 34회 합격 금융감독위원회 시절 조사기획과장, 시장감독과장을 거쳐 금융위 공정시장과장, 중소서민금융금융과장, 자본시장과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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