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고 금리 가이던스를 조정한 영향으로 급등했다.

국채가격은 국채입찰 실망감과 Fed의 자산 매입 축소 결정으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으로 엔화에 달러당 104엔을 돌파하는 초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한다고 밝혔다. 자산 매입 축소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는 0~0.25%로 동결했다.

자산 매입 축소는 모기지담보증권(MBS)과 국채에서 각각 50억달러씩 줄어들 예정이다.

Fed는 성명을 통해 "완전고용을 향한 지속적인 진전이 나타나고 있으며 고용시장 전망이 개선된 것을 고려해 FOMC가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Fed는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져도 상당기간 현 수준의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경제지표가 계속 FOMC 기대에 부합한다면 향후 회의에서 비슷하게 완만한 속도로 자산매입 규모를 추가로 줄여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Fed가 완화적 정책 기조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면서 필요하다면 완화 정책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 미국의 신규 주택착공실적은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상무부는 11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22.7% 급증한 연율 109만1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96만3천채를 예상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92.71포인트(1.84%) 상승한 16,167.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9.65포인트(1.66%) 높아진 1,810.65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6.38포인트(1.15%) 오른 4,070.0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FOMC 결정을 앞두고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FOMC 발표를 앞두고 보합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자산매입 축소 결정이 발표되자 큰 폭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자산매입 축소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대신 Fed가 경제가 강화했음을 인정했다는 점에 고무돼 주가가 올랐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Fed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시장이 반대로 움직였다면서 이는 Fed가 시장에 의중을 잘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BTIG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날 나온 주택지표가 경제가 반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련의 경제지표 가운데 일부라고 평가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포드차가 내년 세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3.9% 밀렸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국채입찰 실망감과 Fed의 자산 매입 축소 결정으로 떨어졌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3/32포인트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4.5bp 상승한 연 2.888%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FOMC 정례회의 성명 발표 직후 2.922%까지 올랐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0/32포인트 떨어졌고, 수익률은 4bp 높아진 3.905%를 기록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bp 오른 1.536%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여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FOMC 성명 발표를 앞두고 있어 낙폭은 제한됐다.

미 재무부는 이날 350억달러 어치의 5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Fed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입찰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국채가격이 낙폭을 확대했다. 낙찰금리는 연 1.600%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2배로 지난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차례 평균은 2.54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5.8%로 지난 평균인 48.0%를 대폭 밑돌았다.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8%로 지난 평균인 9.9%를 웃돌았다.

일부 거래자들은 이날 일본은행(BOJ)과 일본 기관투자자들이 5년만기 국채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Fed가 이날 성명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축소한다고 밝힌 직후 국채 가격은 낙폭을 더 확대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실업률이 6.5% 아래로 하락한다 해도 정책금리를 상당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정책 안내)가 부각되고, 국채수익률이 3%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으로 국채가격은 낙폭을 축소했다.

핌코의 토니 크레센치 부사장은 "Fed가 투자자들에게 테이퍼링이 통화 긴축이 아님을 안심시키는 첫 번째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다"면서 "자산 매입 축소는 예상에 부합했으며 실제 투자자들이 저금리정책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도록 하려는 Fed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자산 매입 축소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다 FF금리가 예상보다 오랜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소식에 국채가격 낙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산매입 축소가 통화 긴축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고조됐고 Fed의 불확실성이 약화했다는 분석으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3%까지 상승하지 못한 것도 국채 매도세를 완화시켰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으로 엔화에 달러당 104엔을 돌파하는 초강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04.09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66엔보다 1.43엔 급등했다.

달러화는 104.13엔까지 올라 2008년 10월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69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64달러보다 0.0069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42.5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1.30엔보다 1.26엔이나 올랐다.

엔화는 일본의 무역적자 확대와 추가 통화완화 전망으로 달러화와 유로화에 계속 하락압력을 받았다.

달러화는 주택지표가 호조를 나타내 엔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러나 FOMC 성명 발표를 앞두고 있어 등락폭이 제한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Fed가 이날 어떤 결정을 내렸건 간에 Fed의 움직임은 엔화에 부정적 뉴스였을 것"이라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작은 `달러 롱.엔 숏`포지션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려는 일본의 부양책 지속 전망은 엔 숏포지션에 적극적이게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나 고수익률을 찾아다니는 투자자들은 달러화와 엔화를 모두 매도할 수도 있다"면서 "이 자금으로 이머징 마켓에 투자하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의 이번 양적완화 축소는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주전만 해도 시장은 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공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면서 그러나 이날은 양적완화 축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주간 원유재고 감소폭이 예상보다 적었으나 Fed가 비둘기파적 태도를 나타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8센트(0.6%) 오른 97.80달러에 마쳤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2월13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29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0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30만배럴 늘어난 반면 정제유 재고는 210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4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10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250만배럴 줄어들었다고 전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Fed가 자산매입을 축소했으나 실업률이 6.5% 아래로 하락한다 해도 FF 금리를 상당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유가가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자산매입 축소가 Fed의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유가의 강세를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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