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예상못한 이벤트 리스크 커져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북한의 장성택 숙청은 정치적인 차원에서 발생한 '블랙 스완(Black Swan)' 이벤트라는 진단이 나왔다.

블랙 스완이란 일어나기 어렵지만 한번 발생하면 경제와 시장에 돌이키기 어려운 심각한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제스퍼 김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앞으로 금융시장이 예상치 못한 북한발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는 금융시장이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북한의 군사도발이나 준 군사도발, 또는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반영하겠지만, 만약 예상했던 상황과 다르거나 더 심각한 북한발 이벤트가 일어난다면 과잉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한국 금융시장은 북한 리스크가 나타나더라도 일시적인 충격을 받았을 뿐 다시 회복됐다. 지난 13일 장성택 처형 소식에도 코스피지수와 달러-원 환율은 동요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만약 장성택 숙청이 일회성 사건이며 분명히 드러나는 결과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주가지수 등 시장가격이 다시 회복된 것이라면, 이 가정을 적용해도 될지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화해 문제를 풀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당 또는 군부의 불만이 장성택 숙청의 이유 중 하나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숙청 이유가 실제로 내부의 불만이라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숙청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일이 북한에서 숙청 주기(cycle)가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풀이하면서 북한의 이러한 행보가 염려스러우며 시장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숙청으로 김정은의 권력이 강화되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북한 정권의 안정성보다는 불안정성이 더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김정은의 권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이겠지만, 그 안에서 적어도 단기적으로 불확실한 상태일 것이며,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