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60원선 부근에서 무거운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발표 이후 추가적인 포지션 플레이에 나설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 전일 급등에 따른 반작용과 일부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이 유입되면 달러화가 상승폭을 키우기 어려울 수 있다.

달러화는 전일 1,060원대로 급격히 레벨을 높이면서 롱포지션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1,060원대에서 추가 상승하려면 장초반부터 수급이 탄력을 받아야 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엔-원 재정환율이다. 달러-엔 환율이 104엔대에서 추가 상승하면 달러화가 조금 더 레벨을 높일 만하다. 엔-원 재정환율은 전일 달러화 급등으로 100엔당 1,017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엔-원 환율이 1,010원선을 위협하던 불안감은 다소 약해졌다. 그러나 이는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하락하면 얼마든지 재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달러-엔 환율 흐름을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환시는 전일 외환당국의 엔-원 재정환율 우려에 당국 경계심을 강하게 의식했다. 달러 매수와 숏커버가 유발되면서 상승폭이 확대된 것도 엔-원 재정환율 하락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수출업체들이 기다리던 '테이퍼링' 재료가 노출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연말까지 1,060원대를 고점으로 인식한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 수출업체들의 대기 물량이 유입되면 달러화 상승 압력이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 1,050원대 후반에서 주거래 가격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

내년초 2차 테이퍼링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경제지표가 좋지 않으면 한두 차례 회의는 (테이퍼링을) 건너뛸 수도 있고, 상황이 호전된다면 속도를 더 빨리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양적완화의 수도꼭지를 조금씩 잠그는 상황에서도 저금리를 유지하는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11포인트(0.07%) 상승한 16,179.08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1,063.00원에 최종호가됐다. 달러-원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8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0.10원)보다 1.1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62.00원과 1,064.00원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전일 급등 반작용,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으로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매수 포지션을 추가할 만한 요인이 별로 없다. 역외NDF 환율 수준을 반영하며 1,050원대 후반, 1,060원선 부근에서 출발한 후 점차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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