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올 한해 정유사업 부진을 겪은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와 전자신소재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정유부분 부진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 50조8천189억원과 영업이익 1조4천68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5%, 5.5% 감소한 수치다.

따라서 주력부문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시황 탓에 정유사업은 부진 = 지난 2011년 SK에너지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SK에너지(석유부문)와 SK종합화학(화학부문), SK루브리컨츠(윤활유 부문), SK인천석유화학(원유 정제부문) 등으로 구성된 SK이노베이션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말미암은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악화, 환율 약세 탓에 정유사업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521억원으로, 1분기 3천840억원보다 86% 감소했다.

또, 3분기 누적으로 비교해도 지난해보다 63% 줄어들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본과 호주지역의 정유시설 폐쇄 등으로 정유사업의 반등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호주의 유류 공급업체인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UP)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석유화학ㆍ윤활유 사업이 버팀목 역할 =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은 올 한해 정유사업의 부진을 막아주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올 3분기까지 6천84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지난해보다 15% 성장한 석유화학사업과 3년 연속 영업이익 5천억원 돌파를 목전에 둔 석유개발사업이 선전했다.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SK종합화학은 화학제품 판매증가로 올해 들어 꾸준히 영업이익 2천억원대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발판삼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SK종합화학은 JX에너지와 5대5로 합작한 울산 파라자일렌 공장 건설 완공을 내년에 앞두고 있다. 해외에서도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35대65로 합작한 우한NCC공장이 내년 안에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 벤젠과 톨루엔, 자일렌, 파라자일렌 등 221만t을 시장에 공급해오고 있다.

한편, SK인천석유화학도 파라자일렌 생산을 위한 1조6천억원의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 중이며, 완공 시 연간 130만t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석유개발사업은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 전체 매출의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매출액 대비 40.2%에 해당하는 1천271억원을 보이는 등 알짜사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석유개발사업으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기준 일일원유생산량이 7만1천531배럴이며, 지분원유보유량은 6억3천300만배럴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약 9개월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량이다.

또, 올 한해 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윤활유 사업도 성장세에 있다.

윤활유 사업을 맡은 SK루브리컨츠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76억원에서 3분기 627억원으로 9배 가까이 상승했다.

윤활유 성수기 효과로 기유가격이 상승해 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3분기 누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선 부진한 실적이지만 수급 개선으로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미래먹거리는 고부가가치를 지닌 배터리ㆍ전자신소재 =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기술을 통한 고부가가치를 지닌 제품 개발로 불황을 돌파할 방침이다.

미래 신성장 동력을 향한 투자는 아낌없이 진행됐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올해 초 'SK콘티넨탈 E-Motion'을 출범시켰으며, 베이징자동차그룹ㆍ베이징전공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눈앞에 뒀다.

서산 배터리 공장도 설비 규모를 현재 200㎿h에서 300㎿h 규모로 증설하고 있다.

또한 리튬이온분리막(LiBS)을 비롯한 정보전자소재 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며 순항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분리막을 중심으로 정보전자소재 누적매출은 이미 6천억원을 넘어섰고, 전 세계 노트북과 휴대전화 5대 중 1대에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이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기기 소재로 수요가 급증하는 FCCL(연성동박적층판) 부문도 생산 설비 증설에 한창이다.

내년 하반기에 증설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은 연간 총 900만㎡ 규모의 FCCL 생산 능력을 갖춰 현재 세계 5위에서 2위로 도약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본원적 역량을 강화하고 E&P(석유개발) 사업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배터리ㆍ전자신소재 사업 투자 또한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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