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TX가 사채권자의 '고통분담' 동의를 얻어낸 이후 처음으로 채권단이 27일 오후 자율협약 체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삼일회계법인이 그간 진행해 온 ㈜STX의 신규 사업모델에 대한 실사 및 점검 관련 보고서도 공개된다.

채권단은 이를 바탕으로 ㈜STX가 마련한 신규 사업모델이 계속기업으로서의 독자생존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논의를 집중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사채권자의 채권조정 및 출자전환 동의'와 '독자생존을 위한 사업모델 구축'을 자율협약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왔다.

㈜STX는 지난달 27일과 이달 20일 두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채권의 만기를 2017년 12월31일까지로 연장하고 사채이율을 2%로 유지'하는 채권조정안과 '사채총액의 58%를 출자전환'하는 출자전환안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에너지사업(석탄ㆍ석유)과 원자재수출입(철강ㆍ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ㆍ엔진영업), 해운물류서비스(물류ㆍS&P) 등 독자생존을 위한 4대 신규 사업모델을 발표한 바 있다.

비계열사 대상의 외부사업을 확대해 수익처를 다각화하고 외부거래 비중을 현재 65%에서 2017년 96%까지 높일 방침이다.

또 신규 사업개발과 확대를 통해 독자생존력을 확보하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내 2017년에 매출 2조2천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채권단은 ㈜STX가 제시한 신규 사업모델이 '장밋빛 전망'에 그치고 있다면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채권단은 ㈜STX의 신규 사업모델이 독자생존을 위한 요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이자감면 등을 전제로 신규 사업모델을 통해 발생하는 영업현금흐름을 추정하면 이자비용을 겨우 감당할 수 있을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채 원금의 상환은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신규로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한 만큼 회사 측이 독자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추가 방안을 가져와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채권단 일각에서는 ㈜STX가 사채권자의 고통분담 동의를 얻어냈고, 법정관리나 청산으로 갈 경우 채권단이 입게 될 손실이 클 수 있어 일단 자율협약 체결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수익성 제고와 채무상환 능력 개선을 위한 신규 사업모델 구축은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채권단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이날 회의에서 자율협약 체결 여부와 관련한 대략적인 의견 합의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차례의 회의가 더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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