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월 무역수지가 간신히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가 27일 무역수지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은행, 증권사 등 11곳의 수출입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수출은 453억8천718만달러, 수입은 451억8천74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들 기관은 2월 무역수지가 1억9천973만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폴 참여자들은 2월 수출이 설연휴가 1월로 이동한 데 따른 전년 동월대비 조업일수 증가, 유럽 채무위기에 따른 대 EU수출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내다봤다. 2월 수입은 이란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반적으로 무역수지 흑자 전망이 우세했으나, 흑자를 예상한 기관 중에서 다수가 '간신히 적자를 면했을 뿐'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7곳은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했다. 그러나 4곳은 무역수지 적자를 전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1월에 EU수출 감소 등으로 2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컨센서스에 비해 적자폭이 크게 늘어난 수준이었다.

▲각사별 전망치 = 대신경제연구소는 1억2천만달러, 대우증권은 1억9천200만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SK증권은 2억9천900만달러 흑자를, 신한은행은 5억달러 흑자를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7억3천300만달러, 8억달러 흑자를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은 12억4천900만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10억8천만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예상했다. 솔로몬증권은 4억달러 적자를, HI투자증권은 1억5천만달러 적자를, 현대증권도 6천600만달러 적자를 각각 했다.

▲EU수출 감소는 여전하나 조업일수 증가 = 이코노미스트들은 2월 수출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우선 전월과 마찬가지로 유럽 채무위기에 따른 EU 수출부진에 대한 지적은 지속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설 연휴가 2월에 있었으나 올해는 1월로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2월 조업일수가 늘어난 점은 수출 감소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머징 수출과 주력 수출제품에 대한 수출 회복도 수출 감소를 완화시킬 요인으로 꼽혔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2월 수출은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에 따른 유럽으로의 수출 부진이 이어졌으나 설날 이동에 따른 기술적 효과로 전년 동월대비로 15.7% 증가를 기록할 것"이라며 "수입은 중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유가 상승 여파로 전년 동월비 25.2%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2월 수출과 수입이 모두 20% 내외로 증가했을 것이라며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과 수입 모두 작년 2월에 설 연휴가 위치했던 관계로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수출 수입 모두 20% 내외의 큰 폭 증가를 기록할 것"이라며 "다만 수입이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흑자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2~3개월 이내에 수출 증가세는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국제유가 상승 등이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나 주요 품목의 수출이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특히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신흥공업국의 견조한 성장과 미국의 경기회복 등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수출 부진 우려는 조만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2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로 큰 폭의 흑자를 나타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2월 중 자동차와 석유제품 등 일부 품목의 수출 개선, 전년 동월대비 통관일수 증가, 월말 수출증대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소폭의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와 수출증가율 둔화 등으로 1분기 전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준 HI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대유럽 수출의 극심한 부진과 설연휴 계절적 효과가 해소된 가운데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완만한 회복, 아시아 등 신흥국 수출과 주력 수출제품 수출 회복,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2월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국내 수출증가율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 역시 큰 폭으로 늘어 무역수지는 소폭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흑자 예상, 간신히 적자 면한 수준 = 전문가들은 2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나타내더라도 수출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설 연휴 이동으로 조업일수가 19일에서 23일로 늘어나면서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었을 뿐 수출 경쟁력이 줄어들 가능성이나 유가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염상훈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은 계속 늘고 있으나 낮아지는 환율, 엔화 약세 등으로 수출경쟁력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월 무역수지 역시 간신히 흑자 혹은 소폭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한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설연휴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증가(19일 -> 23일) 등으로 전년 동월대비 수출 증가율 20%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2월 수출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우며 향후 유가동향 및 중국의 경기상황, 유로존 여건 개선 여부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2월 수출입 결과가 올해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월 수출이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20%대를 회복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발 펀더멘털 개선, 유로존의 재정 리스크 감소 등에도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불확실성과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일평균 수출증가율은 작년 동월에 비해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난 2월 수출에 대한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역수지는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번 2월 수출입 결과는 올 한해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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