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실사 완료 뒤 재논의"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STX가 채권단에 650억원 규모의 선(先) 출자전환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STX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상장유지를 위해서는 채권총액의 58%인 7천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이 지체될 경우 출자전환 자체가 무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STX는 27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실사 중간보고서를 통해 채권단의 선출자전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STX는 내년 1월2일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이사회를 여는 것을 검토중인데, 채권단의 의사결정이 지연될 경우 상법상 감자절차 일정으로 인해 관리종목지정 이후에나 출자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렇게 될 경우 출자전환 주식에 대한 6개월 보호예수기간 설정이 불가피하며 사채권자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주주총회를 열지 못해 특별결의를 통한 정관변경이 불가능할 경우 발행 가능 주식수의 부족으로 인해 상장유지를 위한 수준의 출자전환도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TX는 결국 채권단이 650억원 규모로 먼저 출자전환에 나서준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TX가 이와 같은 요청을 한 배경은 담보로 잡힌 대주주 등의 지분이 반대매매 등으로 처분되면서 자력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할 요건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채권단이 먼저 출자전환을 통해 지배주주가 돼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이 보유중인 ㈜STX 지분은 4.6%에 불과하지만 650억원 규모의 선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채권단 지분율은 33%로 높아진다.

㈜STX의 요청에 채권단은 이날 가타부타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가 완료된 이후 작성된 최종 보고서가 나온 뒤 다시 논의를 해 보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에 대한 명확한 수치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측의 요청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추후 논의를 통해 의견을 모아 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약식 검토 결과 ㈜STX의 계속기업가치가 9천941억원으로 청산가치인 8천492억원 보다 1천449억원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채권단은 실사 최종 결과가 나오면 ㈜STX가 요청한 선출자전환 방안과 함께 자율협약 체결 여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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