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50원대 연말 종가를 두고 눈치보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이 연말 종가관리 과정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엔-원 재정환율 하락의 두 변수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105.30엔대로 오르면서 달러-원 환율 1,053원선이 중요한 레벨로 인식될 수 있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은 달러화의 연말 종가를 낮출 강력한 변수다. 지난주 달러화가 1,050원대 초반까지 급격히 하락한 것도 네고물량의 힘이 컸다. 연말 들어 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플레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네고물량이 집중될 경우 달러화 하락폭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부담이 생겼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연간 전망치를 넘어선 상태다. 한국은행은 이날 '2013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서 11월 경상수지가 60억3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전망치인 630억달러를 가뿐히 넘은 수준이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도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대한 압박은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장초반 달러화가 1,050원대 중반에 거래될 경우 재차 수출업체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외환당국으로선 1,050원대 중반에 연말 종가를 안착시키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당장은 1,060원대로 끌어올린다거나 특정 레벨을 방어하기보다 일방적인 하락세로의 쏠림을 막는 편이 효율적이다.

연말 종가 관리의 또 다른 변수는 엔-원 재정환율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이미 100엔당 1,002.0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달러-엔 환율이 105.30엔대로 급격히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이 1,053원 밑으로 떨어지면 엔-원 재정환율 100엔당 1,000원선도 속절없이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장중 달러화가 1,053원선 아래로 하락 압력을 받거나 달러-엔 환율이 추가 상승할 경우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확대될 수 있다. 외환당국이 연말 종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엔-원 재정환율 1,000원선이 무너질 경우 당국 입장에선 엔저 방어는 물론 연말 수급쏠림 방어에서도 개입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56.25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53.90원)보다 0.15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56.00원에 저점을, 1,057.0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서울환시에서 이날 달러화는 1,050원대 중반 연말 종가를 둘러싼 외환당국과 시장 간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달러-엔 환율이 105.30엔대에서 상승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달러화 연말 종가가 1,055원선 아래에서 형성되면, 내년초 엔저 방어가 무거운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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