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미국 금융시장의 변화다. 미국 통화당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이 미국 10년물 금리를 3% 위로 올려놓으면서 금융시장의 모든 지각변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으로 미국의 시중 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로 연결돼 달러-엔의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의 금리상승 여파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작년 한해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뉴욕증시가 올해 상반기 조정국면에 들어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금값은 테이퍼링 여파로 작년 연말부터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 미국 채권시장의 변화가 주식,환율, 금 등 시장 전반에 여러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지난주 미국 경제협회 연설에서 테이퍼링이 긴축이 아니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으나, 이달 말 연준을 떠나는 그의 말에 시장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시장은 새로 취임할 재닛 옐런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가 테이퍼링과 관련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옐런 의장 내정자는 6일 상원에서 인준 투표를 최종 통과하면 2월 1일 공식 취임하게 된다. 그가 이끌어 갈 연준의 항로는 테이퍼링의 강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핵심이슈다. 옐런이 이끄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3월(18~19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앞서 버냉키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할 1월 30~31일 FOMC 회의는 양적완화(QE) 축소 규모를 더 줄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12월 회의에서 850억달러인 QE 규모를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결정한 버냉키 의장은 1월에 나오는 각종 지표들이 경제회복을 증명한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로 QE 물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올 연말까지 QE를 졸업하려면 대략 1번의 회의에서 100억달러를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에 8번 열리는 회의에서 100억달러씩 줄이면 총 합이 800억달러가 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 줄이기로 결정한 100억달러를 포함하면 900억달러가 되므로 연준이 연내 QE를 졸업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성립한다.
연준 테이퍼링의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는 고용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발표될 12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직전월과 비슷한 19만~2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실업률은 7.0%로 추정된다. 8일 나올 12월 FOMC 회의록도 추가 테이퍼링 여부를 판단할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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