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 초 국제금융시장 동향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의 저금리 시대가 종언을 고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엔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 기조 역시 반제품 중심의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눈여겨봐야한다. 위안화의 절상으로 중국 수출이 부진하면 우리의 반제품 수출 역시 줄어들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미국 금융시장의 변화다. 미국 통화당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이 미국 10년물 금리를 3% 위로 올려놓으면서 금융시장의 모든 지각변동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으로 미국의 시중 금리가 상승하고,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로 연결돼 달러-엔의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던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의 금리상승 여파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작년 한해 2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뉴욕증시가 올해 상반기 조정국면에 들어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금값은 테이퍼링 여파로 작년 연말부터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결국, 미국 채권시장의 변화가 주식,환율, 금 등 시장 전반에 여러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지난주 미국 경제협회 연설에서 테이퍼링이 긴축이 아니라는 취지의 연설을 했으나, 이달 말 연준을 떠나는 그의 말에 시장은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시장은 새로 취임할 재닛 옐런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가 테이퍼링과 관련해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옐런 의장 내정자는 6일 상원에서 인준 투표를 최종 통과하면 2월 1일 공식 취임하게 된다. 그가 이끌어 갈 연준의 항로는 테이퍼링의 강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핵심이슈다. 옐런이 이끄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3월(18~19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앞서 버냉키 의장이 마지막으로 주재할 1월 30~31일 FOMC 회의는 양적완화(QE) 축소 규모를 더 줄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12월 회의에서 850억달러인 QE 규모를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결정한 버냉키 의장은 1월에 나오는 각종 지표들이 경제회복을 증명한다고 판단할 경우 추가로 QE 물량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올 연말까지 QE를 졸업하려면 대략 1번의 회의에서 100억달러를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에 8번 열리는 회의에서 100억달러씩 줄이면 총 합이 800억달러가 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 줄이기로 결정한 100억달러를 포함하면 900억달러가 되므로 연준이 연내 QE를 졸업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성립한다.

연준 테이퍼링의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는 고용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발표될 12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직전월과 비슷한 19만~2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실업률은 7.0%로 추정된다. 8일 나올 12월 FOMC 회의록도 추가 테이퍼링 여부를 판단할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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