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공공기관의 막대한 부채 문제가 사회·경제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조단위의 알짜 자산이 헐값에 쏟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수년안에 부채의 절대규모를 줄이거나 부채비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부담 탓에 제값을 받지않고 매각하는 사례가 빈번해질 것으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9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토지주택공사(LH)가 현재까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자산은 보유토지와 분당 오리·정자사옥, 아산배방집단에너지 사업 등 총 32조원에 달한다.

지난 2010년부터 매각시도한 오리사옥은 작년 9월 사옥 재평가를 통해 매각가를4천15억원에서 3천525억원에 대폭 낮췄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2천784억원으로 평가받는 정자사옥도 두번의 매각실패를 겪었다.

LH가 경남 진주로 본사를 이전함에 따라, 종전부동산 처리문제와도 엮인 오리·정자사옥은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은 자산매각가의 일정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매각을 선언했던 아산배방·대전도안집단에너지사업도 대기중이다. 많아야 총 4천억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회계법인 삼일과 추진중이지만 주관사 계약체결 등 움직임은 거의 없는 상태다. 3천억원 이상이 투입된 아산배방사업의 경우 LH는 2천억원 이상을 바라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1천500억원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LH의 인천논현집단에너지사업이 1천833억원에 매각된 사례는 있다.

그외 LH는 85조원의 재고자산 가운데 토지 30조원과 주택 1조6천억원의 미분양 자산을 꾸준히 매각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LH는 작년 9월부터 지역본부장과 토지 판매계약목표제를 체결했고, 작년말까지 3개월간 6조원 이상이 팔렸다.

철도공사(코레일)는 1조2천억원에 사들인 공항철도를 1조7천억원 가량에 매각추진할 계획이지만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아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백화점업 등을 영위하는 롯데역사 지분 25%와 부천역사 지분 25%도 매각대상이다. 지난 2012년 기획재정부는 캠코를 통해 지분매각을 진행하라고 주문한 바 있지만 아직 위탁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있다. 당시 지분평가액은 총 2천375억원이었다.

코레일은 업무용 부지 매각을 통해 3천300억원의 자금도 확보할 계획이다. 더불어 서울 용산병원(1만900㎡)과 해운대 우동(8천109㎡) 등 7곳의 유휴부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사업자 공모가 진행중에 있다.

다만 LH와 코레일 등을 제외하고서는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중 매각 가능한 자산자체를 보유한 곳은 많지 않아 자산매각을 통한 부채감축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수자원공사는 자투리 유휴부지와 노후주택 등 매각 가능항 자산이 100억원대에 불과했다. 철도시설공단과 도로공사도 마찬가지였다. 경상비용 절약과 임금동결 등의 방안으로 자구계획이 진행될 예정이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매각계획을 내놓을 만한 일정 규모의 자산이 없어 막막한 점이 있다"면서도 "전사적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여러방안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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