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쇼크에 '할인 판매` 개념까지 흔들



(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그렇게 가격을 내렸는데 매출이 늘지 않다니…"

미국 최대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의 작년 말 연휴 매출이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디스카운트(할인)'에 대한 개념까지 흔들리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16일(미국 시간) 지난해 말 연휴 총매출이 114억5천만달러로, 1년전의 117억5천만달러에 비해 0.9% 줄었다고 발표했다.

감소폭은 크지 않았지만, 감소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매물을 쏟아냈다.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28.59% 폭락했다.

베스트바이는 작년 연휴에 월마트와 함께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췄다. 백화점 메이시스, JC 페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던 것이다.

가격을 낮췄지만, 매출은 늘지 않고 오히려 비용이 늘어나 수익만 악화됐다.

투자자문사인 자니몽고메리스콧의 데이비드 스트래서 애널리스트는 "결국 프로모션이 실패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베스트바이가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목요일) 당일 오전에 일찍 문을 열었지만, 비용만 높이고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할인 판매의 개념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할인 판매를 하면 수익은 악화할 수 있어도 적어도 매출은 늘어날 것이란 게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도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악화됐다.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매출이 다소 부진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등을 주력 상품으로 밀었다.

베스트바이 내에는 삼성전자의 전용매장까지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판매는 '히트 상품'이 없다는 평가 속에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X박스 원과 플레이스테이션 4가 출시됐지만, 오락 부문 매출은 오히려 6.6% 감소했다.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가전 부문 매출도 6% 떨어졌다.

스티펠은행의 데이비드 쉬크 애널리스트는 "정말 큰 걱정은 원래 작년 4분기는 판매 주기상 실적이 좋아야만 했던 시기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에 밀린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방송 CNBC의 증시 전문가인 짐 크래머는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을 감안할 때 베스트바이는 `대변혁'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휴는 `아마존의 쿼터`였다"고 평가했다.

유베르 졸리 베스트바이 사장은 실적 발표에서 "연휴 기간때 가격 인하는 어쩔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주간 이후 12월 매출이 많이 부진했다며 "하지만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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