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고채 금리가 박스권 하단까지 내려온 상태라 추가적인 금리 하락이 제한될 수 있다. 레벨 부담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참가자들 간 눈치보기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를 앞둔 데다, 대기하고 있는 재료들도 많다. 이 역시 한 방향으로의 베팅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국고채 20년물 8천억원을 경쟁 입찰한다. 지난주 후반 장단기 스프레드 좁히기 시도가 나타났지만, 10년물에 이어 이번 입찰에서도 실수요가 많지 않다면 스프레드가 재차 벌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비둘기파적 입장이 늘어났을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29일에는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같은 날 한은은 12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내놓는다.
미국과 중국 등의 지표 부진에도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도 기존의 성장 경로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월말 지표가 호조세로 나온다면 국내경기 개선에 대한 차별화된 기대치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무엇보다 설 연휴 중에 나올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표 부진 등으로 지난달 수준의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변수가 될 여지는 있다. 신흥국 위기설이 미 Fed의 출구전략 우려에서 촉발됐다는 인식 등이 Fed의 공격적인 행보를 제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흥국 위기와 관련, 국내적으로는 환율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일부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에 연동해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이 커진다면 안전자산으로서의 원화채권에 대한 평가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위기설은 일단 국내 채권시장에 호재다. 하지만 일부 국가의 문제가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한다면 한국도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원화채권이 글로벌리 안전자산으로 자리를 확고히 하려면 환율의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당분간 환율 흐름에 주목하는 분위기가 예상된다.
◇ 미 금리·주가 동반 하락
미국 국채가격은 이머징 마켓 불확실성으로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5bp 내린 연 2.728%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3.5bp 낮아진 연 1.556%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18.24포인트(1.96%) 하락한 15,879.11에 거래를 마쳐 작년 6월 20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보였다. S&P500 지수는 2.09%, 나스닥 지수는 2.15% 각각 하락했다.
지수는 전날 중국의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부각돼 하락세로 출발했다.
터키의 리라화는 달러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밀렸으며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2002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는 등 폭락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달러화 매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기 부진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추가 축소 전망 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신흥국 통화의 급락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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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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