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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사는 거북이가 어느 날 볼일이 있어 서울을 향하여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었다. 가는 길에 지렁이를 만났다. “어디 가느냐?” 거북이가 지렁이에게 물었다. “응, 일이 있어 서울로 가야 해” 지렁이가 대답했다. 어차피 가는 길인지라 거북이는 지렁이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내 등 위에 올라! 그러면 빨리 갈 수 있을 거야” 거북이는 지렁이를 등 위에다 태우고 길을 떠났다.

이번에는 굼벵이를 만났다. 거북이가 굼벵이에게 물었다. “어디 가냐?” 굼벵이가 대답했다. “응, 일이 있어 서울로 가야 해” 거북이는 또 호의를 베풀었다. “내 등 위에 올라!” 굼벵이가 등에 오르고 거북이가 움직이자, 먼저 올라와 있던 지렁이가 굼벵이에게 다급하게 외쳤다. “야, 꼭 잡아. 무지하게 빨라! 정신없어!”

인간이 보기에 거북이는 지극히 느린 동물이지만, 지렁이의 눈에는 엄청나게 빠른 동물일 게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시장도 같다. “절대적으로 싸다”거나 혹은 “절대적으로 비싼” 주가는 없다. 물론 환율도 마찬가지이다. 싸다고 생각했는데 주가가 더 내린다면 그때의 주가는 결코 절대적으로 싼 것이 아니며, 비싸다고 생각하여 팔았는데 환율이 더 오른다면 그때의 환율은 결코 절대적으로 비싼 것이 아니다. 당연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종종 “현재의 주가는 절대적으로 싼 수준”이라거나 혹은 “현재 환율은 절대적으로 높은 상태”라는 말을 듣는다. 그런 것은 없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신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1,950이면 싼 것”이라거나 혹은 “1,900대 초반이면 바닥”이라는 말은 믿을 게 못 된다. 지수가 2,000일 때에 1,900은 싼 것이었지만, 지수가 1,800이 된다면 1,900은 결코 싸지 않다. 더 두고 보아야 한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까지 연속하여 3주째 시장은 '전강후약’을 거듭하였다. 주 초반에는 좀 오르는 것 같더니 후반에 뒷심부족을 드러내며 와르르 밀리는 양상을 되풀이했다.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약세장의 특징이다. 조금 오르고, 크게 밀리는 패턴을 반복하면서 지수는 어느새 1,940선. 작년 12월30일의 마감가 2,011과 비교하면 꽤 많이 밀린 셈이다. 더구나 현 수준을 ‘바닥’으로 볼 수 있느냐면 또 그것도 아니다. 그래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을 주봉으로 나타내면, 연속으로 4주째 ‘음봉’이 만들어졌다. ‘올해 들어’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지난주까지 모두 음봉이다. 월요일의 개장가에 비하여 금요일의 마감가가 낮아서 만들어지는 음봉은 시장에서 매수세의 힘이 미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일 매수세의 힘이 강력하다면 (일각에서 주장하듯 1,950 언저리라는 ‘싼 주가’ 수준에서는 더구나) 결코 월요일의 개장가보다 금요일의 마감가가 낮을 수는 없을 게다.

CMO 혹은 RCI, MFI 등과 같은 어렵고 복잡한 기술적지표를 들먹이지도 않으련다. 누구나 잘 아는 이동평균선만으로도 충분하다. 현재 코스피지수의 차트에서 20일선의 기울기는 우하향(右下向)이다. 26일간의 중간값으로 산출되는 일목균형표의 기준선이 추세의 기준이 되는 것처럼, 이동평균 20일선도 추세의 방향을 알려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그 이동평균 20일선의 기울기가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다면 그게 방향이다. 현재의 추세는 의당 하락세일 수밖에 없다.

혹자는 V자 모양의 드라마틱한 반등을 꿈꾸지만 그런 폭등장세는 1년에 한번 나타나기 어렵다. 추세의 특성상 원래 뒤집히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추세가 바뀌더라도 거북이가 기듯이 느릿느릿 완만하게 반등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재의 하락세에서 급격한 반등이 나타나기는 어렵다. 오히려 지금은 급등이 아니라 급락, 추가적인 주가하락을 더 걱정해야 할 때다.

스토캐스틱은 지난주 후반에 주가가 밀리면서 80선 근처에서 K선과 D선이 교차하였다. 중요한 매도신호이다. MACD 역시 실패(failure) 양상을 드러내며 기존의 하락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 신호한다. 일촉즉발이다. 내내 경고하였듯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절대적으로 싼 주가수준은 없다. 1,900이라고 지켜진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명백한 하락세에서 바닥을 찾으려는 노력은 허망하다. 그저 몸을 웅크리고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최선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이제는 확실하게 ‘선언’할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의 추세는 명명백백하게 상승세이다! 물론 전에도 이런 선언을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주 혹은 그 지난주에만 하더라도 환율은 상승세로 접어드는 ‘찰나’에 있었지 그게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유행하는 말로 소위 ‘2%’가 부족하였던 것.

달러-원의 경우 일목균형표에서 추세가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서는 단계 중에서 거의 모든 단계를 다 거쳤으나 마지막 순서, 즉 환율이 구름을 상향돌파하는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지난주에 달러-원 환율은 구름의 상단인 1,965원을 확실하게 넘어섰다. 기준선과 전환선의 호전을 비롯하여 후행스팬 등등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하였고, 구름마저 넘어섰으니 달러-원의 추세는 명맹백백 상승세라고 선언하여도 전혀 문제가 없다.

단순하게 보더라도 추세의 방향을 가늠하는 20일 이동평균선이 뚜렷하게 우상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 그동안 환율이 오를 때마다 저항선의 역할을 하였던 1,970~1,975원의 전고점(작년 11월 중순에 환율은 반등하다 1,973원의 고점을 만들고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 1월초에는 1,071원이 고점으로 작용하였다)도 돌파된 상태이다. 저항선이 뚫렸으니 상승세에는 거칠 것이 없을 터.

추세가 바뀌었으니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환율이 일목균형표 구름을 하향돌파하며 하락세가 시작되었던 작년 7월 이후 내내 ‘숏 포지션’ 구축을 위한 ‘셀 온 랠리’ 전략을 주로 사용하였다면 지금부터는 환율이 조금이라도 밀리면 재빨리 매수하는 ‘바이 온 딥’ 전략을 주종으로 하여야 한다. 통상적으로 주가나 환율이 상승세로 바뀌며 구름을 상향돌파하면, 그냥 날아가기보다는 약간 되밀리면서 구름의 지지력을 테스트하는 경향이 많다. 조금이라도 밀린다면 그때를 즉각 매수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설령 달러-원이 밀리지 않고 내처 상승세로 달릴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럴 때라도 전략은 ‘롱’에 있다. 하락추세일 때에는 1,070~1,075원이 저항선이었다면 추세가 바뀐 지금은 그 수준이 되레 지지선으로 작용하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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