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글로벌 국채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강세를 보이며 약세론자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미국시간) 진단했다.

올해 국채시장은 선진국의 성장률 가속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고수익 투자 전망 등에 따라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 미 국채와 영국 국채, 그리고 독일 국채 가격은 올랐으며 주식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과 영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말 연 3%를 소폭 웃돌았으나 지금은 각각 2.77%, 2.81%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여름 저점보다 약간 높은 1.69%를 나타냈다.

세 국채시장은 올해 1~1.6%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반면 증시는 모두 하락했다.

최근 신흥국 불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매력도를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불안이 나타나기 전인 1월 초부터 국채가격은 올랐다.

특히 독일 국채가격이 오른 것은 펀더멘털을 따져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계속해서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ECB가 머지않아 긴축정책에 나서지 않을 것임이 확실한 것도 독일 국채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미 국채와 영국 국채가격의 상승은 올해 투자자들의 전망과 더 밀접한 연관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국채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베팅했으나 실제 올해 초 경제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혼조적 모습을 보였으며 국채 약세 베팅을 일부 억제했다.

지난해 말 수익률 곡선은 매우 가팔라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금리 스프레드는 2.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렇게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됨에 따라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지거나 중앙은행이 시장의 신뢰를 잃기 전까지 장기물 금리가 이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인플레이션이 억제된다면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가 3%로 오른다고 할때 금리는 매력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다만, 신흥국 위기가 전면적으로 불거지지 않고 플러스 성장률이 나타나는 한 국채금리는 중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영국의 올해 명목 성장률은 4.5~5%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Fed나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회의론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단기물 국채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면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 12월 고점보다 더 높이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매체는 말했다.

단기금리 행보를 둘러싸고 중앙은행과 시장간의 충돌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국채금리의 방향은 달라질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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