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투자자들이 최근 위기를 겪는 신흥국을 뒤로하고 경제발전 정도가 더욱 뒤처지는 "프론티어 시장"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미국시간) 펀드매니저들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었던 프론티어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투자자는 규모가 작고 투자가 어렵다는 프론티어 시장의 단점을 감수하면서 높은 경제성장률에 투자하고자 한다.

베트남이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프론티어 시장은 외국인 투자액이 적기 때문에 최근 신흥시장 불안에도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대신 이들 국가에는 작지만 꾸준한 투자자금 유입이 있었다.

MSCI프론티어마켓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3% 상승한 데 반해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6.6% 하락했다.

지난해 프론티어마켓지수는 16% 올랐지만 이머징마켓지수는 12% 떨어졌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프론티어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지난달 29일까지 2억4천4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흥국 펀드에서는 116억달러가 유출됐다.

투자자들은 이들 국가가 앞으로 수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낙관한다.

웰스파고 프라이빗 뱅크의 션 린치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프론티어 시장은 매우 유용한 다변화 대상이다. 이 시장과 국제 자본시장 간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소비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방식에 끌린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은 흔들렸지만, 프론티어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 이들 국가에서는 내수가 더 중요한 성장 요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프론티어 시장 대부분이 올해 최소 5%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와 나이지리아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6.0%와 7.4%다.

이에 비해 브라질과 터키 등 신흥국 성장률은 2.5%와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딩 로에브너의 파라디프타 차카보르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국에서 나타난 매도세가 심각해지면 전염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지난 수년간 프론티어 시장과 신흥국의 상관관계는 희미해졌다"면서 "앞으로 수년간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카디안 자산운용의 아샤 메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프론티어시장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민감하다. 이들은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기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론티어마켓 투자는 거래량이 워낙 적어서 포지션에서 빠져나올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유의사항이 있다.

아울러 신흥국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도 못하다. 파키스탄 증시는 올해 들어 5.3% 상승했지만, 지난달 27일에는 하락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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