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박삼구, 찬구 형제간 싸움이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크아웃 졸업을 올해 목표로 선언한 박삼구 회장이 경영정상화에 쏟을 에너지를 엉뚱한데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회장 비서실 자료의 외부 유출을 자체조사한 결과 회장실 보안용역직원인 B씨가 비서실 자료를 몰래 빼낸 것을 확인했다"며 "B씨와 이를 사주한 것으로 보이는 금호석유화학 부장 A씨를 '방실침입 및 배임수·증재죄'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번 사건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기업개선작업에 큰 지장을 주지는 않겠지만 형제간 싸움의 불씨가 커지면 박삼구 회장이 경영에 매진할 수 없는 부작용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전반은 채권단이 주도하기 때문에 이번 고소 사건이 큰 후폭풍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박 회장이 시간과 에너지를 뺏길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관련 사안이 앞으로 워크아웃 과정에 영향을 미칠지 채권단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 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사실 관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 재계인사도 양측의 갈등이 소송 전으로 번지면서 금호그룹의 경영정상화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금호그룹은 워크아웃 차질 가능성에 대해서 일축하고 나섰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경영정상화에 매진한다는 스탠스는 변함이 없다"며 "그동안 여러 차례 흔들림에도 귀 막고, 입 닫고 있었지만, 이번 일은 회사 내 보안과 윤리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생겨 ,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떤 문서가 유출됐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 수사를 의뢰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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