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재건축으로 촉발된 해당 지역 전세난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을까. 대신경제연구소는 강남구의 재건축 이주수요가 인접한 서초구로는 옮겨가지 않는다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내놨다.

황규완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4일 '강남권 재건축에 따른 전세가격 불안요인 점검' 리포트에서 그랜저 인과관계 검정기법을 통해 강남권 전셋값과 인근지역의 선후관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강남구 전세시장은 성동구와 광진구, 송파구, 분당구, 과천시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다. 황 연구원은 강남구가 이들 지역을 대체수요지로 삼고 있다며 두 변수간에 원인·결과 흐름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반면, 기존 인식과는 달리 전세시장에서 강남구는 서초구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서초구의 아파트가 강남구보다 새단지인데다 전셋값 차이도 거의 없어 대체 수요지로서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서초구는 서쪽에 위치한 동작구·관악구를 제외하고서는 그랜저 인과관계를 나타내지 않았다. 송파구는 광진구·강동구 등과 선후관계를 보이며 대체수요지를 보였고, 송파구는 강남구·분당구의 대체관계로 분석됐다.







황규완 연구원은 이에 대해 어느 곳이나 쉽게 연결되는 지하철망보다는 육상 도로교통을 통한 접근성 차이가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풀이했다.

강남구는 동호대교와 성수대교(성동구), 영동대교(광진구) 등을 통해 강북지역 연결이 가능하지만, 서초구는 반포대교와 동작대교를 통해 용산구로 연결될 뿐 지리적으로 인접한 성동구·광진구로 통하는 연결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송파구도 가까운 성동구와 광진구 가운데 잠실대교·올림픽대교 등으로 연결된 광진구만 전세의 대체수요지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송파구는 지리적 장벽역할을 하는 강남구·서초구 탓에 대체수요지 설정에 제약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황 연구원은 예정대로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가 발생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올해와 내년 강남권의 재건축 이주물량이 2만4천호에 달해 전세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강남권 인근 아파트 입주물량도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황규완 연구원은 "강남구 개포주공(1.2만호) 이주수요로 동남권과 강북 일부지역까지 전셋값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서초구는 대체수요지역이 좁아 외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겠지만 서초구와 동작구, 관악구 일대 국지적인 급등을 야기할 우려가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송파구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많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리포트에서 황규완 연구원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KB국민은행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를 계절성을 제거하고, 안정시계열로 전환한 후 그랜저인과관계를 살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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