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매파적 태도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6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59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38달러보다 0.0054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8.8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26엔보다 1.56엔이나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2.13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38엔보다 0.75엔 상승했다.

유로화는 기준금리 조기 인하를 일축하는 듯한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나온 뒤 달러화와 엔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기대심리는 안정적"이라면서 상당기간 저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는 "이날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기로 한 것은 언급한 대로 사태가 상당히 복잡하고 추가적인 정보를 얻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정책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했다"면서 정책을 발동해야 할 때가 온다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BOE) 역시 이틀에 걸친 정례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끝낸 뒤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일부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ECB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면서 그러나 드라기 총재가 이런 기대를 일축함에 따라 유로화가 힘차게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ECB가 조만간 금리인하라는 처방을 내놓을 가능성의 희박해졌다면서 따라서 유로화 약세 전망이 급격히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화가 이날 1.36달러대에 안착하지 못하고 뉴욕장을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최근의 최고치인 1.3740달러 돌파 시도는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나오는 다음날로 미뤄졌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드라기 총재가 일부 기대와 달리 매파적 발언을 내놓음에 따라 유로화가 주요 통화에 상승했고 이에 따라 달러화도 엔화에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엔은 유로-엔 움직임에 대부분 지배를 받았다.

오전 8시32분(미 동부시간)에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 직후인 유로-엔이 136.76엔에서 138.61엔으로 1% 급등함에 따라 달러-엔 역시 101.25엔에서 101.88엔으로 0.5%나 동반 상승했다.

이후 유로-엔이 상승폭을 확대해 달러-엔 역시 102엔대로 진입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달러화는 한때 102.17엔까지 올라 지난 1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 이상의 오름폭을 나타낸 것도 달러-엔 강세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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