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건설사들이 회사채 차환 발행 여건이 악화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잇단 실적 부진에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채권시장 반응이 너무 싸늘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가 대거 대기하고 있어 없는 집에 제사 돌아오 듯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는 7일 건설사들이 비우호적인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발행을 강행하거나 보유 현금으로 상환을 계획하는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현대건설과 동부건설, 한라는 차환을 목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부진한 건설 업황에도 지난해 우수한 성적을 낸 현대건설은 오는 5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천억원의 차환을 위해 오는 18일 5년만기 회사채 1천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동부건설도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500억원의 차환을 목적으로 430억원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고 한라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1천300억원을 차환할 예정이다.

SK건설은 다음 달 만기도래분 1천300억원에 대해 대응방안을 모색중이다.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통해 3천804억원의 자본을 확충해 현금상환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회사채 시장 상황에 주목하며 발행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이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해도 괜찮은지 증권사들을 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며 "여건이 좋지 않아 발행을 추진하지 않았고 현재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녹록지 않은 회사채 발행 여건과 풍부한 유동성을 고려해 보유 현금으로 상환을 계획하고 있는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5일 3천500억원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를 맞는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들어온 분양대금으로 전액 상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차환을 위해 선제적으로 1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데다 분양 호조로 유동성을 대거 확보해 현금상환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남양주 별내와 위례 1·2차, 대구 월배 등 4개 단지가 100% 계약됐고 미분양도 많이 소진됐다"며 "지난해 11월 회사채 발행으로 미리 확보해 놓은 현금도 있어 실적 적자를 냈지만 오히려 현금흐름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건설사 최상단인 'AA-' 등급의 대림산업이 하향 워치리스트에 오르는 등 시장 심리가 좋지 않다"며 "발행을 추진 중인 경우 기관 수요가 얼마나 몰릴지 한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4천5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현금확보에 나섰다.

갈월동 건설 부문 사옥과 부산 R&D센터, 암남동 부지 등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큰데다가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 따라 7조원 이상의 '알짜' 매물이 부동산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공기관 부지 등 알짜 매물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개발 계획을 세우고 인허가 등을 받아 물건이 완성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며 "완성된 건물인 사옥 등의 거래시장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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