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에도 절대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으로 강세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대내외 정책 모멘텀이 살아나지 않는 한 최근의 강세 기조가 추세화되긴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주말에 나온 미국의 1월 고용지표 결과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11만3천명 증가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는 19만명 증가였다.

하지만 실업률이 6.6%로 0.1% 포인트 낮아진 데다 세부항목도 긍정적인 수준으로 평가돼 미 국채시장의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고용지표가 두 달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고용뿐 아니라 제조업 경기도 일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1월 제조업 지수는 51.3으로 전월의 56.5와 시장의 전망치 56.0을 밑돌았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공장주문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공장주문은 전월보다 1.5% 줄었다.

그럼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최근 고용동향이나 지표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테이퍼링 속도를 늦출 만큼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지표 발표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하나의 경제지표로 Fed의 정책 결정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발언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옐런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과 13일 각각 하원과 상원에 출석해 경제·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국내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도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열리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유력하다. 지표상 국내 경기 개선 흐름이 유효한 데다 주요국 정책 기조도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매파적 금통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의 추가 강세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국고채 주요구간 금리가 박스권 하단까지 내려와 레벨 부담이 커진 상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외국인 수급이 양호한 편이라 당분간 큰 폭의 약세 전환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지표 등에 주목하면서 제한된 범위에서 방향성 탐색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5년물 1조9천500억원을 경쟁 입찰한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년물(1조원)과 91일물(1조4천억원)을 입찰한다.

◇미 국채금리 하락…주가 상승

미국 국채가격은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동시에 내포함에 따라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낮아진 연 2.682%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전일보다 4.5bp 떨어진 연 1.471%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1만3천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9만명 증가를 대폭 밑돈 것이다.

1월 실업률은 전월의 6.7%보다 0.1%포인트 낮아진 6.6%를 보여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고용지표 발표 뒤 성장률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국채 숏커버링이 일어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이후 헤드라인과 달리 세부 항목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부각돼 국채가격 상승폭이 축소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1월 미국의 비농업부분 고용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왔으나 세부적인 내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에 힘이 실려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65.55포인트(1.06%) 상승한 15,794.0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33%, 1.69% 올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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