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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는 용모가 흉측한 탓에 인간과 별로 친하지 않은 동물이다. 이 파충류에 무한애정을 쏟으며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게다(물론 악어백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많다!). 그래서 악어와 관련된 말은 대체로 나쁜 의미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악어의 눈물’이다. 거짓으로 흘리는, 위선적인 눈물을 뜻한다.

'악어논법’이라는 말도 있다. 이집트의 전설에서 비롯되었다. 나일강에 사는 악어가 어린아이를 잡아갔다. 아이를 빼앗긴 여인이 악어에게 아이를 돌려 달라고 사정하니 악어가 “내가 돌려줄지 어떨지를 맞히면 아이를 돌려주겠다.”고 답했다는 것이 악어논법이다. 그러나 여인이 어떻게 대답하든 악어는 결코 아이를 돌려주지 않는다.

“아이를 돌려줄 것”이라고 답하면, 악어는 “틀렸다. 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맞추지 못하였다”라고 말하며 아이를 잡아먹을 것이요, “아이를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면 악어는 이번에도 “틀렸다. 사실은 내가 아이를 돌려주려고 하였는데, 맞추지 못하였다”고 말하며 역시 아이를 잡아먹는다. 결과는 같다. 속된 말로 “우두머리 마음”이다.

시장도 그렇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호재나 악재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호재가 악재로 변모하고, 악재가 호재로 둔갑한다. 재료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상관없다.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가 어떤 의사를 가졌는지에 달렸다. 기업의 실적이 나빠도 “그만하면 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면 호재이지만, 실적이 좋더라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루면 졸지에 악재로 돌변한다. 절대적인 호, 악재는 없다. ‘악어’ 마음대로이다.

이런 ‘흉측한’ 시장에서 우리는 거래한다. 시장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의 마음이 하루에도 골백번 바뀌는데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변덕이 팥죽 끓듯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대로 예측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종종 헛손질이다. 남 탓할 것도 없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역시 변덕스러움이 하늘을 찌르지 않는가? 아니라고? 그럴 리가!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사람들의 마음이 변덕스럽다는 것의 단적인 예가 주가이다. 지난주 초만 하더라도 코스피지수는 1,900마저 무너뜨리고 내리 아래로 처박힐 것만 같았다. 투자자들은 죽기 살기로 주식을 파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장은 불안했고 민심은 흉흉했다. 하지만, 어느새 지수가 반등하더니 1,920선에 안착해있다. 이제는 추가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넘친다. 사람들이 언제부터 이처럼 낙관론으로 바뀌었을꼬?

코스피지수의 차트에는 지난주 초 하락갭이 만들어졌다. 2월3일의 저점 1,917과 2월4일의 고점 1,898 사이에 나타난 갭이다. 일반적으로 갭은 지지선 혹은 저항선의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갭은 메워진다’는 속설처럼 갭 언저리까지 주가가 반등하는 양상도 드러낸다. 지난주 후반에 나타난 상승세 역시 갭 메우기 차원이라고 해석된다.

갭을 메우려는 반등은 흔한 일이므로 새삼스럽지는 않다. 만일 반등이 갭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였다면 이후의 하락추세는 더욱 강력해진다. 그만큼 저항선이 강력하다는 의미. 하지만, 이번 경우는 지난 금요일의 반등으로 갭이 완벽하게 메워진 셈. 갭이 저항선으로의 기능을 하지 못한 결과이다. 그러기에 추가적인 상승이 나타날 공산도 높다. 일단 이번 주 초반에는 1,920을 넘어서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하지만, 그래보았자 역시 반등은 반등. 내내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았던 강력한 저항선이 1,950 부근에 버티고 있는데, 기준-전환선이 역전된 현 상황에서 저항선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을 터. 더구나 후행스팬 역시 26일전의 캔들 저항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지수는 약간은 더 오를지 모르겠으나 강력한 저항대와 후행스팬이 겹치는 1,950선 부근에서 좌절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가적인 반등을 노려 아직 처분 못 한 포지션을 얼른 해치우고싶다.

참고로, 다우지수는 구름을 하향돌파했다. 추세가 하락세로 바뀐 상황이다. 반등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것 역시 구름을 하향돌파하고 나타나는 통상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 오래가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달러-원 주간전망)

지난주 초반 환율은 1,090원대까지 치솟으며 1,100원을 바라보는 것 같았지만 그 이상의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술적 분석과는 좀 다른 이야기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1,100원대로 당장에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1,100원대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좀 ‘낯설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 아무리 해외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강세라고 할지라도 원화가 금세 평가절하되기는 어려울 터.

더구나 달러 인덱스는 차트로도 최근 상승세에서 약간 뒤로 밀리는 양상이다. 상승 일변도이던 것이 MACD가 매수/매도 신호를 반복하면서 횡보양상을 드러내고 있고, 일목균형표의 전환선도 주춤거리고 있다. 후행스팬 역시 뒤로 물러서며 26일전의 캔들과 맞닿았다. 아울러 지지선으로의 역할이 기대되는 구름에서 아직은 간격이 있으므로 달러 인덱스는 조금은 더 아래로 밀릴 수도 있겠다. 그리고 달러 인덱스가 우리나라 환율에 나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면, 달러-원 역시 조금 더 하락할 공산이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일목균형표에서 구름이 얇을 때 시장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는 일이 흔하다는 점이다. 구름이 얇으니 지지력은 약하고, 그러기에 이를 무너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 중요한 것은 얇은 구름을 무너뜨리지 못할 때이다. 허약하기 짝이 없는 지지선조차 넘어서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매도세가 약하다는 뜻. 이럴 때 시장은 ‘폭등’하는 것으로 변화한다. 그런데 현재 달러 인덱스의 차트에서도, 그리고 달러-원의차트에서도 모두 구름의 두께가 매우 얇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1,057원 언저리가 구름인즉 이 수준을 무너뜨릴지가 주목된다. 환율이 추가 하락하여 구름 아래로 내려가면, ‘상승 끝 하락 시작’이 되는 셈이고, 그렇지 않고 약간의 하락 이후 재차 반등한다면 그 반등은 자칫 ‘폭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떨까? 나는 추가하락보다는 달러-원의 반등, 혹은 급등에 무게중심을 두고 싶다. 후행스팬이 캔들의 지지를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 그리고 기준선과 전환선이 여전히 호전상태를 유지하고있다는 점이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 나는 내내 ‘롱’ 포지션에 여전히 마음이 끌린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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