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미국 경제의 대침체가 끝난 지 4년 반이 지났지만 부진한 경기회복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CNBC닷컴이 10일(미국시간) 진단했다.

2개월 연속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올해 미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에 회의론이 부각됐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둔화 조짐과 신흥국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장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6년까지 성장률이 반등하겠지만 2017년부터는 다시 약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BO는 베이비붐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있어 미국 경제가 인구적 장벽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노동 인구가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 능력이 저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시에 정부는 은퇴자들에 대한 사회보장이나 메디케어 등을 지원하고자 세금을 인상하거나 지출을 줄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 경제의 단기 전망은 지금보다 밝아 전문가들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 넘는 성장률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느린 성장세를 보이는 경제 즉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와, 추세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는 경제 즉, 기업들이 살아나고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경제를 가르는 선이 있다"면서 "이 선이 가리키는 숫자가 3%"라고 말했다.

12월과 1월까지 2개월 연속 월간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 시장에서는 2월 고용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PNC파이낸셜서비스의 스튜어트 호프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개월 연속 고용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이는 고용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반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폴 크루그먼 노벨상 수상자도 미국 경제가 장기적인 경기 둔화세에 진입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서머스는 미국 경제가 '장기 불황(secular stagnation)'에 갇힌 것일 수 있다면서 장기간의 수요 약화와 성장률 둔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CBO는 2017년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2.7%에 이를 것이며 이후 2024년까지 평균 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인구 노령화의 영향을 동시적으로 흡수하면서 부상한 경제의 예는 아직 없다면서 "이런 상황은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하트 이코노미스트가 같은 대학의 케네스 로고프와 함께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회복세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금융위기가 미친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금융위기의 충격이 완전히 치유되려면 10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들은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를 겪은 다른 국가들보다 상당히 양호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암울해 보였던 경제가 때때로 예상하지 못한 확장세를 나타내기도 한다면서 미국 경제 전망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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