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취임 후 첫 시험대인 미 의회 청문회서 절제된 어조로 자신의 견해를 재확인시킬 것으로 보인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주요 외신은 옐런이 절제된 발언과 표현으로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해 나갈 것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 의장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13일에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각각 출석한다.

옐런 의장은 의회에 정책 보고서를 제출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는 옐런 의장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부진했던 경제지표 때문에 옐런 의장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속도를 늦춘다는 뜻의 발언을 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옐런 의장은 이미 테이퍼링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그는 작년 의장 인준 청문회에서 능숙하게 유머를 섞어가며 자신을 정책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옐런이 이번 청문회에서 실수를 범하거나 의원들과 공방을 벌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옐런 의장이 테이퍼링 중단을 시사하지 않을 이유는 더 있다.

먼저 2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따라서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1월 고용지표 등 최신 정보에 대한 의견을 나눌 기회가 없다.

또 FOMC는 테이퍼링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더 많은 지표를 확인하길 바랄 것이다.

따라서 옐런 의장에게 더 중요한 일정은 이번 청문회보다는 오는 3월19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 후 가질 첫 기자회견이다.

만약 2월 고용지표마저 부진하다면 Fed가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지 않고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따라서 일단 3월 기자회견까지 옐런은 절제된 발언을 하면서 기존 정책과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 금융위원회는 옐런에게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 상황에 대한 평가, 자산매입 경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에 대해 질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또 실업률이 기준금리 인상 조건인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에 가까워지면서 이를 조정해야하는지를 압박할 수도 있다.

현재 공화당 측은 Fed가 자산매입을 계속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옐런에게 이를 강조할 수 있다.

반면, 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옐런에게 추가적인 자산 매입이 필요한지와 함께 미국 경제의 소프트 패치(일시적인 경기부진) 가능성 등을 질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지지율이 밀릴까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자산 매입을 추가로 해서라고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Fed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Fed가 이례적인 통화정책수단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싶어하며 금리정책과 포워드 가이던스 정책을 주요 통화정책수단으로 삼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한번 시작한 테이퍼링을 다시 되돌리려면 경제지표가 최근 추세보다 훨씬 더 부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myta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