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앞으로 위기가 나타난다면 그 시작점은 2008년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마켓워치가 12일(미국시간) 칼럼을 통해 진단했다.

모건스탠리가 '5대 취약통화(fragile five)'로 신흥국 통화를 제시했지만 실제로 우려해야 할 곳은 5개 선진국 즉, 프랑스와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라고 칼럼은 말했다.

이들 선진국은 감당할 수 없는 부채와 느린 성장률, 균형잡히지 않은 경제, 부풀려진 은행시스템, 그리고 대규모 무역적자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이런 요인들이 향후 위기의 주범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프랑스

최근 나온 경제지표 가운데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돋보이는 것은 신규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라고 칼럼은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95%를 웃돌 것이라고 인정했다. 부채비율이 100%가 되면 상황은 점점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프랑스는 또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이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계속 올라 12월에는 노동인구의 11.1%가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적자는 GDP의 2.2%로 전통적인 제조업 및 수출국인 프랑스에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는 사실상 30년 동안 과거의 영광에 기대 살고 있으며 앞으로 한 번의 위기로도 경제는 붕괴할 수 있다고 칼럼은 경고했다.

◇ 영국

영국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 실업률도 급격히 하락했지만 이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칼럼은 말했다.

영국은 사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나타난 호황을 다시 일궈냈으며 부채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 등이 경기를 다시 살려내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영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균형을 잃었으며 은행 부문의 규모가 비대해졌다.

무역적자는 GDP의 4%에 접근해 '5대 취약통화'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보다 높은 수준이다.

환율 불안에 민감한 국가를 꼽으라면 바로 영국이 될 것이라고 칼럼은 지적했다.

◇ 독일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오직 유로존 회원들과 비교했을 때만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칼럼은 말했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0.6% 감소했으며 소매판매는 12월 2.5% 줄었고 지난해 전체로는 0.1%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4분기 독일의 성장률은 0.25%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고령화와 에너지 비용 증가, 규제가 과도한 시장이라는 독일 경제의 여건은 위기에 취약하며, 대규모를 자랑하는 고평가된 채권시장 또한 안심할 수 없다고 칼럼은 강조했다.

◇ 호주

지난 10여년간 호주는 중국 공장을 위한 대규모 광산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쉬운 수출에도 호주의 무역적자는 GDP의 3.5%를 웃돌았다.

지난해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13% 하락했다. 그리고 중국 경제가 서비스업과 고부가가치 상품 등에 주력해 불균형해소에 나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호주에서 생산되는 원자재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호주 경제는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칼럼은 지적했다.

◇ 캐나다

칼럼은 캐나다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긍정적 재료는 마크 카니 캐나다중앙은행(BOC) 총재가 영국으로 갔다는 사실이라면서 카니 총재는 영란은행(BOE) 수장으로 주택거품을 일으키는 데 바쁘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금융위기로 충격을 거의 받지 않았음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실수로 불필요한 부동산 거품을 만들어냈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이제 경제가 다시 둔화하면서 이런 거품은 결국 꺼질 수밖에 없다고 칼럼은 말했다.

칼럼은 다음번 위기가 어디에서 터져 나올지 알 수 없지만 부채가 적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신흥국에서 나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20세기의 사고라고 지적했다.

이번 세기에는 지난 2008년처럼 위기는 선진국에서 시작될 것이며 앞서 언급한 5개 국가가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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