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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의 등장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타율 4할을 기록한 타자는 테드 윌리엄스. 그는 1941년에 4할6리라는 타율을 남겼다. 그리고 73년이 지난 현재까지 4할 타자는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야구 초창기에 MBC청룡의 감독 겸 선수였던 백인천이 1982년에 달성한 4할1푼2리가 유일한 기록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4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 현상을 설명한다. 투수의 능력이 과거에 비하여 좋아졌고, 수비수들의 수비범위도 넓어졌으며, 각 구단이 상대선수의 약점을 모조리 찾아내는 소위 ‘현미경 야구’를 펼치기 때문이라는 등이다.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그런 설명은 핵심을 벗어났다. 4할 타자가 사라진 정확한 이유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되었기 때문이다. 그게 정답이다.

초창기 프로야구에서는 선수들의 실력에 편차가 컸다. 잘하는 선수도 있지만 못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따라서 선수들의 능력을 그래프로 나타낸다면 평균(μ)을 중심으로 표준편차(σ)가 크게 나타나는 정규분포 곡선이 될 터. 그 결과 정규분포 곡선의 끝에는 4할대를 펑펑치는 선수가 나타날 수 있었다. 그러나 실력이 점차 평준화되자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 간의 편차도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정규분포 곡선 끝에서 4할 이상을 치는 선수가 사라질 수밖에.

2001년에 9.11 테러가 발생하였을 때, 풋옵션으로 500배 넘는 ‘대박’이 터졌다. 지수가 하루만에 12% 이상 폭락하였기 때문이다. 가공할만한 이런 수익률은 변동성이 컸기에 가능하였다. 옵션뿐 아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주식투자로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주가가 폭락하여 참담한 실패를 거두는 경우도 물론 많아진다.

개미, 즉 일반투자자들은 속성상 높은 수익률을 좇는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수익률이 높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위험도 크지만 개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들은 ‘화끈한’ 수익률이 기대되어야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법이다. 그러나 요즘같이 지루한 시장, 변동성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개미들이 시장을 외면하다 보니 주식투자 인구가 줄어들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이 고전하는 주된 원인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시장을 흔들 수도 없지 않은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변동성이 감소하면서 요즘에는 코스피지수가 하루에 1% 이상 움직이는 ‘꼴’을 보기 어렵다. 지난주에 지수가 가장 많이 움직인 것은 금요일의 0.69%였고, 1%를 넘긴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2월 전체로 따지더라도 1% 이상의 변동률을 기록한 경우는 달랑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런 판국이니 변동성이 줄면서 거래가 다시 감소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게다.

하지만, 영원히 변동성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언젠가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일목균형표를 만든 일목산인은 상승세가 한 장 한 장 벽돌 올리듯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면 하락세는 그 벽돌 벽이 한순간에 넘어지듯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최근 야금야금 주가가 오르다보니 상승세가 ‘쌓여’ 갔고 그게 변동성이 줄어드는 양상으로 나타난 것인데, 상승세가 내내 이어질 수는 없을 터.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저항선을 극복하여야 할 것이나, 그게 만만치 않다. 지난주 금요일의 종가가 1,940인데, 당장 10포인트 위에는 예전부터 시장을 괴롭혔던 1,950 언저리의 막강한 저항선이 버티고 있다. 그런데다 설령 이 저항선을 극복하더라도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후행스팬이 또 한 차례 더욱 막강한 저항선으로 기다리고 있다.

특히 후행스팬과 26일전 캔들과의 상관관계에서 그것이 저항선으로 작용한 사례는 지난 움직임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아래쪽 동영상 설명을 참조하시라). 일목균형표의 여러 괘선 중에서 단 하나만을 선택하라면 후행스팬을 택하겠다는 일목산인의 말처럼 후행스팬은 유용하게 사용된다. 과거에도 후행스팬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추세는 재차 하락세로 바뀌었다. 물론 후행스팬이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는 아닐 것이나, 과거의 사례가 그렇다면 이번에도 저항선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보는 편이 합당하겠다.

백보를 양보하여, 설령 주가가 1,950의 1차 저항과 후행스팬의 2차 저항을 뿌리친다고 할지라도 이번에는 구름이 앞을 가로막는다. 하락세로 접어든 추세가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넘어서야 할 저항선이 한두 개가 아니다. 첩첩산중이다. 거래량이 요즘처럼 빈약한 형편이라면 시장은 결국 1,950이거나 후행스팬 혹은 구름의 저항, 어디에선가 더 견디지 못하고 다시 내림세로 돌아설 공산이 매우 높다. 나는 솔직히 말해 당장에 1,950도 넘어설지 회의적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어어 하는 사이에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1,090원에 육박하였던 환율은 1,960원대. 이러다가는 순식간에 상승세는 사라지고 다시 하락세가 재개될 수도 있겠다. 더구나 1,067원~1,070원 사이에 하락갭마저 나타났다. MACD는 매도신호를 내내 발생하고 있으며 환율이 하락하다보니 전환선의 방향도 일단 아래쪽으로 돌아섰다. 추세가 이러다 다시 하락세로 뒤바뀔까?

“그럴 리 없다”며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금융시장에 어디 ‘절대적’이라는 것이 있었나? 절대 무너지지 않는 저항선이나 지지선이 존재하지 않듯이 절대로 바뀌지 않는 추세란 없다. 상황에 따라, 사정에 따라 추세는 바뀔 수도 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현재의 추세가 단박에 하락세로 바뀌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이제까지의 환율 하락세는 끝나고 다시 상승세가 시작될 확률이 높다.

첫째, 앞서 설명한 후행스팬때문이다. 달러-원 차트에서도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과 맞닿으며 지지선으로 작용할 참이다. 예전에도 후행스팬은 강한 지지선이 되었으니 이번이라고 예외가 될 리는 없겠다. 둘째로 역시 구름이 버틴다. 달러-원 차트에서 구름은 두껍지 않아서 지지력이 강하지는 않을 게다. 하지만 역시 구름은 구름. 본연의 지지력이 어디 도망가겠는가? 셋째로, ‘갭은 메워진다’는 격언에서 이르듯 하락갭이 나타났으니만큼 그 수준으로의 되돌림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넷째로, 지난주 수요일 이후 환율이 1,060원대 초반에서 계속 지지가 되다 보니 단기지표 스토캐스틱은 매수신호로 나타나 있다.

그동안 환율이 꽤 많이 하락하였으므로 하다못해 반등이라도 나타날 수 있다. 하락갭이 만들어졌던 1,070원을 극복하고 그 이상으로 튀어 오른다면 상승세가 다시 이어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당분간 지루한 횡보 양상이 전개될 터. 나는 1,960원대라면 아무래도 ‘롱’에 마음이 끌린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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