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미국 경제 지표의 부진이 날씨 때문이 아닌 펀더멘털 자체에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CNBC는 24일(미국시간) 미국 경제 지표 부진이 경제 자체의 부진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동북부는 폭설과 한파로 경기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날씨보다는 펀더멘털에서 경기 부진의 원인을 찾아야 하며, 올해 미국 경제가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접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여러 이코노미스트가 1분기(1~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전망치를 기존의 2.5%에서 2.0%로 낮췄다.

톰 포셀리 RBC캐피털마켓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경제지표를 분석할 때마다 주문처럼 나왔던 것이 날씨 탓"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기저에 깔렸을지 모르는 취약한 경기를 무시하려는 데 너무 열성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셀리 이코노미스트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나 공급관리자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매판매, 주택지표 등을 볼 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심각한 경기 둔화가 닥친 것이 아니라, 단지 낙관론이 지나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취약한 경기는 현재 미국 경제 펀더멘털로 볼 때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서 단지 평균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경제지표 부진을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축소 경로와 연결해 해석한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경제지표 악화로 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중단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프리야 미즈라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금리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이 양적완화가 예상보다 오래갈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본다. 이는 미국의 5년과 10년 만기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진다는 점과 일치한다. 뉴욕 주가가 다시 최고점에 가까워졌다는 것은 시장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가 되지 않을 가능성을 반영한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트림탭스의 데이비드 산치 최고경영자(CEO)는 "신용지표와 실업보험 청구자 수, 주택지표, 지역 제조업지수는 고대했던 성장 가속화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의미"라면서 "만약 경기가 악화하거나 자산가격이 급락하면, Fed가 신속하게 자산매입 축소를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한파만으로 취약한 경기를 설명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면 Fed의 결단이 내려질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펜토는 "미국 일부 지역의 날씨가 예상보다 추웠다고 해서 선진국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고 신흥국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 대한 적절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가 Fed와 다른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에 적응하려 하면서 발생하는 불안정이 금융시장과 경제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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