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2회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축제를 마치고 폐막하면서 4년뒤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500억달러(약 54조원) 이상의 비용을 쏟아부으며 초강대국으로의 부활을 알렸고, 들인 돈만큼 20년 만에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비용면에서 소치에 비해 5분의 1 규모의 실속있는 행사로 치러질 예정인 평창 올림픽에 대한 투자금융업계의 시각은 어떨까.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평창 올림픽이 투자시장에 미칠 영향으로 크게 3가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첫번째 꼽히는 것은 한국의 경제신인도 상승에 따른 외국인투자자들의 한국주식 매수다. `코리아'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 확대는 시장금리 안정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평창 올림픽 준비를 통해 관련 업종들의 업황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산업별로는 평창 올림픽 유치로 인해 건설업에서 8조원 안팎의 총생산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사업비 3.9조원에 달하는 원주~강릉간 복선전철 공사나 1.4조원 규모의 제2영동고속도로 등 교통시설 관련을 비롯해, 경기장, 숙박시설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이다. 이외 금속,사업서비스,비금속 광물,보험과 부동산 등 부문에서도 올림픽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또 20만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광.소비 지출이 증가하며 관련 기업의 생산과 매출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빼놓을 수 없다.

세번째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지수(MSCI) 선진국 편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의 등급이 조정되면서 추가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기대해 본다는 얘기다.

주요 경제기관에서는 유무형의 효과를 합해 중장기적으로 20조~60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의 총 예산이 10조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남는 장사다.

2010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인 캐나다 밴쿠버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예산 부족으로 IOC의 지원을 받더니 결국 50억달러 이상 적자를 봤고,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도 수십억달러 적자로 귀결됐다. 하계올림픽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몬트리올시는 1976년 열린 올림픽으로 15억달러의 빚를 얻었고, 이를 30년에 걸쳐 갚았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들도 있다. 미국 동북부의 작은 시골 마을이었던 레이크플래시드는 1932년과 1980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부자 도시'로 탈바꿈하며 연간 관광객 2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스포츠 휴양도시가 됐다. 지난 1994년 개최지인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당시 인구 2만명이 조금 넘는 산골이었지만 4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고, 올림픽 이후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200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이탈리아 토리노도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대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려면 가장 한국적이고 평창다운 올림픽을 만들어야 한다는 교훈은 소치 올림픽 폐막에 즈음해 다시 상기해 볼 일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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