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하락했다.

국채가격과 엔화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고, 유로는 달러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긴장 고조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크림반도를 사실상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됐다.

우크라이나는 주말께 전국에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고, 전군에 전투태세 돌입을 명령했다.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위기로 치닫던 우크라이나 사태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인테르팍스 통신이 러시아 흑해 함대가 크림반도 주둔 우크라이나 해군에 최후통첩을 했다는 내용의 미확인 보도를 전하며 극도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흑해함대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날 우크라이나 과도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1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IMF 실사팀은 다음날부터 열흘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차관의 규모를 가늠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 지표는 긍정적 모습을 보였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공급관리협회(ISM)는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2로 전월의 51.3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52.5로 예상했다.

마르키트가 집계한 2월 제조업 PMI 최종치는 57.1로 1월의 53.7을 웃돌았다.

지난 1월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도 예상을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비지출이 0.4%(계절 조정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0.1%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소득은 0.3% 늘었고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1.2% 높아졌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53.68포인트(0.94%) 밀린 16,168.0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3.72포인트(0.74%) 하락한 1,845.73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82포인트(0.72%) 떨어진 4,277.3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사실상 점령하며 전운이 고조됨에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 움직임을 강화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케리 미 국부장관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다음날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 외신은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병력에 일종의 최후통첩을 보냈다는 미확인 보도를 전함에 따라 한때 주가는 장중 최저치로 밀렸다.

경제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왔으나 부정적 투자심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자동차업체인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이 2월 미국 내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는 그러나 11% 늘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3/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bp 하락한 연 2.601%를 기록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한때 1개월 이후 최저치인 2.592%까지 밀렸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5/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4bp 내린 3.554%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5.5bp 떨어진 1.458%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뉴욕증시 하락도 국채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그러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60% 근처로 하락할 때마다 매물이 쏟아져 추가 하락이 저지됐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개장 초 2.592%까지 밀려 지난 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10년만기 달러표시 국채수익률은 지난 2월27일의 9.582%보다 1%포인트가량 급등한 10.43%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우크라이나발 군사행동 위험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가 장세를 지배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 직접적인 대규모 교전이 발발하기 이전에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60% 아래로 내려앉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테이퍼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데다 한파 영향에도 미국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낸 것 역시 국채가격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WSJ의 Fed 전문기자인 존 힐센래스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지만, 당장 Fed가 테이퍼링 계획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미국의 개인 소비지출 증가세가 예상을 웃돌면서 국채가격 오름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2월 제조업 활동 역시 한파 영향에서 벗어나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였다.

RBS는 이날 장중 내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60%를 놓고 공방을 벌었다면서 특히 미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국채수익률 2.599% 하향 돌파를 제한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풀이했다.

은행은 우크라이나 우려 점증으로 국채수익률이 2.60% 아래로 내려앉는다면 다음 지지선은 2.47%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우크라이나발 악재가 부각됨에 따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달러화는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으나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로 엔화에 떨어졌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730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803달러보다 0.0073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9.21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40.48엔보다 1.27엔이나 밀렸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39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1.78엔보다 0.39엔 하락했다.

러시아군의 장갑차량이 크림반도 동부 해협 맞은편에 운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발표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전날보다 2.3% 급락한 330.36에 마쳐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외환시장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반응은 불확실성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 수준보다 더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공포 심리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6일(목)에 통화정책회의를 연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레피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거래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긴장이 더 고조되지 않는다면 ECB의 금리 결정이 이번 주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는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지속 전망과 긍정적 경제지표로 엔화에 낙폭이 제한됐다.

이날 러시아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5.5%에서 7%로 상향 조정했다.

러시아중앙은행의 전격적 금리 인상에도 루블화는 달러화에 대해 36.68루블까지 밀려 사상 최저치를, 유로화에도 50.53루블까지 내려앉아 사상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러시아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안정을 위해 100억달러 이상의 달러를 매도하는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긴장 고조에 따른 수급 불균형 우려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33달러(2.3%) 높아진 104.92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친서방 우크라이나 새 정권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공급하고 있는 천연가스를 정치·경제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의 정치 혼란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유럽으로의 가스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고 있는 정치 혼란이 열악한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에 차질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전체 가스 수요의 30% 정도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가 유럽에 원유를 공급하는 주요 수출국이라면서 따라서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러시아가 원유수출을 중단한다면 전세계 수급이 불균형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베팅한 머니 매니저들이 증가한 것도 유가 강세를 부추겼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머니 매니저들은 지난 2월25일로 끝난 주간에 WTI 선물에 대해 32만9천100계약의 롱포지션을 구축해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미국발 긍정적 경제지표 역시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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