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정보유출 사고는 인재(人災)입니다. 금융기관 보안 담당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이들의 승진, 연봉 인상 등 처우 개선에 앞장서야죠"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은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 자체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국장은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실, 국제기구과장,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G20 기획조정단장 등을 거쳐 직전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등을 담당했다.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상황에서 손 국장의 어깨는 그 어느때보다 무겁다.

손 국장은 "이번 사고는 오랫동안 곪아있던 정보보호 불감증이 터진 것"이라며 "국민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며, 이에 맞춰 제도도 재정비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국장은 우리나라 보안인력이 부족하고 부안부서에 대한 위상도 지나치게 낮은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워낙 전문가 영역이다 보니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들도 제대로 알기 어렵다"며 "그렇다 보니 IT전공자의 경우 승진기회에서 제외되거나 소외당했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보안시스템에 돈을 쏟아붓고 직원들을 교육해도 보안 전문가에 대한 대우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이 같은 사고는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며 "앞으로 금융기관은 보안 부문을 핵심으로 여기고 관련분야 인재들에게 더 많은 승진 기회 등을 부여하도록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카드사의 텔레마케팅(TM) 제한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와 관련, 손 국장은 "앞으로 불법정보를 가지고 영업은 절대 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손 국장은 "지금까지 불법정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마케팅에 활용해 왔던 관행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정상화를 이뤄나가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텔레마케터들의 고용보장이 최대한 이뤄지는 선에서 균형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금융사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손 국장은 "국내 은행, 증권, 보험사들을 살펴보면 건전성, 유동성 측면은 잘 갖추고 있는 반면 성장성, 수익성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며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수익 창출 방안에 대해 적극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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