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2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50%로 25bp 내리고 나서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 지난해 11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25bp 인하를 택한 바 있다.

ECB는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00%와 0.75%로 동결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소폭의 인하를 점치는 의견도 없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물가가 이례적으로 낮아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점이 금리 인하의 근거로 꼽혔다.

지난달 회의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이 경기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분기 0.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장기간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난 유로존 경제의 성장 속도는 3분기에는 0.1%로 느려졌다가 4분기에는 0.3%로 다시 빨라졌다.

유로존의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통합한 민간경기 확장세를 보여주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3.3을 기록, 2011년 6월 이래 32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수는 8개월 연속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인 '50'을 웃돌았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그러나 지난해 10월 이래 5개월째 1%를 밑돌면서 ECB의 관리 상한선인 2.0%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거론된 부양 수단 중 하나로는 채권 매입과 동시에 같은 양의 유동성을 흡수해 온 '불태화'(sterilization) 조치 중단이 있다.

이 경우 일회적이지만 1천750억유로(약 256조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추가로 공급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된다.

ECB 내부에서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려 은행권에 대출 확대를 압박하는 것도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부양 수단이다.

ECB가 이날 발표하는 분기 경제전망도 시장의 관심은 쏠리고 있다.

ECB는 이번에 처음으로 2016년까지의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현재 낮은 물가가 지속할지에 대한 ECB의 판단을 가늠하는 잣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통화정책 결정 배경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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