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긴축 통화정책 시행은 시기상조라고 얼라이언스번스틴 자산운용이 10일 진단했다.

빈센트 츄이 얼라이언스번스틴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경기가 과열됐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아시아 일부 지역의 즉각적인 통화긴축에 대한 이야기가 재점화되는 것은 아직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츄이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 성장률이 높지 않다는 점을 내수 부진의 근거로 꼽으며 긴축통화 정책의 부적합성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12분기 동안의 아시아 지역 성장률을 비교한 <그림1>을 통해 현재 성장률은 일반적 범위 내(trend level)에 있어, 지난 2006~2008년과는 달리 과잉생산의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림1>을 보면 2013년 성장률은 0% 주변을 맴돌아 4%에 육박했던 과거 2007년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림1>은 국내총생산(GDP)대비 아웃풋 갭(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을 나타낸 것으로, HP필터(Hodrick-Prescott)를 이용해 장기 추세를 제거한 것이다.





<GDP대비 아웃풋 갭, 출처 : CEIC, 얼라이언스번스틴>



츄이 연구원은 특히 한국이 포함된 북아시아의 예를 들며, 지난해 한국 정부가 일회성 양적 재정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내수가 전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아시아 각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시행 여력이 감소했고, 중국의 내수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아시아 국가들은 확장적 통화 정책 시행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츄이 연구원은 또 근원 CPI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아시아 지역의 내수가 부진함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근원 CPI는 물가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유가를 제외한 물가지수로 츄이 연구원이 제시한 <그림2>를 보면, 현재 근원 CPI는 2%를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3~4%에 육박했던 지난 2008년이나 2012년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이다.





<근원 CPI, 출처 : CEIC, 얼라이언스번스틴>



그는 최근 몇 달간 근원 CPI가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단지 보조금 삭감에 따른 것일 뿐 생산력 감축에 대한 압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츄이 연구원은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 일부 지역 투자자들이 긴축 통화정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 CPI는 앞으로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긴축 통화정책 시행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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