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990년대 디플레이션을 겪은 일본과 비슷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1일(미국시간) 진단했다.

마켓워치는 노동부의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상무부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말고, 시장에서의 실제 거래를 바탕으로 한 시장기준(market-based) PCE 물가지수에 따르면 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 연율 0.8%를 나타낸 데 그쳤다그 전했다.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시장 기준 PCE는 국내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에 개인이 지불한 가격의 정도를 제공한다.

SG증권의 앨버트 에드워즈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리서치 노트에서 오직 사실에 의해서만 측정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시장기준 PCE가 기존 PCE 가격지수나 소비자물가지수 등보다 더 낮다면서 점점 더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물가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은 넘쳐나고 있다.

스테이플스와 라디오쉑 등 소매업체들은 이번 주에 점포 수천 개의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임대 가격이나 소매업체 일자리의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중국은 자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자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고 있다.

이머징마켓에서는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로 유입됐던 유동성이 빠져나오고 있으며 일부 이머징마켓에서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경고 신호도 나오고 있다.

매체는 지금 물가의 흐름이 일본이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때와 유사하다면서 과거 일본도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공황 이후 서구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해본 적이 없으며 재닛 옐런 Fed 의장도 디플레이션이 큰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일본 경제는 1980년대 말 엄청난 거품을 나타냈으나 이후 디플레이션이 천천히 일본을 삼키기 시작했으며 1996년과 1997년 사이 물가가 반등했으나 이후 물가는 다시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모습은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최근 몇년 사이 서구 국가들의 시장 기준 PCE 물가와 불길할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또 1990년대 일본에서 일반적인 통념은 인플레이션 반등을 예상한 일본 국채에 대한 숏베팅이었다. 그러나 물가는 보합세를 보이고 이후 떨어졌으며 금리도 하락해 결국 일본 국채가격은 당시 호황을 누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월간 조사에서 머니매니저들은 지금 미 국채 가격이 고평가됐다고 진단했으며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고 국채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난 수개월 동안 Fed가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했음에도 국채가격은 하락할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며 오히려 상승세를 나타냈다.

마켓워치는 일본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비해 30년만기 제로쿠폰 국채를 매입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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