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진우 특파원 = 글로벌 환율 조작 사건에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휘말렸다고 CNBC 등 외신들이 11일(미국 시간) 보도했다.

대형은행의 일부 트레이더들은 WM/로이터 픽싱(마감) 환율을 조작해 이익을 챙겨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픽싱 환율이란 그날 거래된 통화의 종가를 말한다.

환율 조작 조사의 핵심은 픽싱 환율이 정해지기 전, 트레이더들이 고객들의 대형 주문에 앞서 선행매매(프런트 러닝)를 했느냐의 여부다.

트레이더들이 픽싱 환율이 오를 것을 미리 알았다면 통화를 먼저 사서 이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의 대형 외환 거래 정보를 트레이더들이 공유했느냐의 여부다.

이런 모든 행위는 결과적으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게 된다.

트레이더들은 블룸버그나 로이터 단말기의 채팅 방에서 환율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2-3개 은행은 아예 온라인 채팅을 금지했다.

첫 조사를 시작한 곳은 영국의 금융보호청(FCA)으로 알려졌다.

FCA는 작년 4월께 조사를 공식화했다.

이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스위스 금융당국(Finma)과 공정거래위원회(Weko), 미국 법무부, 홍콩 금융청(Monetary Authority) 등 주요 금융감독기구들이 조사를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조사 과정에서 도이치뱅크, 바클레이즈 등 많은 대형 은행은 관련 임원과 직원을 정직시키거나 해고했다.

이런 대형 사건에 영란은행이 휘말린 것은 BOE가 지난 5일 환율 조작 연루 여부에 대한 내부 조사를 벌이던 중 한 명의 직원을 정직 처분하면서부터다.

BOE는 "직원들이 어떤 형태로든 환율 조작을 공모했거나 고객의 비밀 정보를 공유했다는 증거는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정직 처분의 구체적인 이유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한국 시간 5일 송고된 `BOE, 환율 조작 조사 중 직원 한명 정직시켜(상보)'기사 참조)

문제는 또 BOE가 이런 행위가 불법인지를 트레이더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감독했느냐다.

의사록에 따르면 BOE는 2012년 4월 많은 은행 트레이더 부서가 고객 위험을 관리하는 데 있어 픽싱 환율에 종속되는 데 대한 추가적인 통제를 대략적으로 논의했다.

회의는 마크 카니 BOE 총재 취임 전에 개최됐지만, 이와 관련된 사안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그의 전체 임기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지적했다.

한편, 카니 총재는 이날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부총재급 신임 책임자가 지휘하는 전담조직을 중앙은행에 신설해 시중 은행의 환율조작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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