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이진명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장>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미래에셋이 자산관리(AM)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 다시 한번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배분센터'를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신설했다. 센터장에는 이진명 고객자산운용본부장(상무보)을 앉혔다.

자산배분센터를 꾸린 것은 자산관리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할 것이라는 미래에셋의 전략적 판단에서다.

'자산관리의 명가(名家)'임을 자부하는 미래에셋에서 고객 자산의 효율적 관리를 책임져야 할 중책을 맡은 이 센터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다.

◇ 왜 글로벌 자산배분이 필요한가

이 센터장은 12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단일 상품만으로는 고객의 장기 자산을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가 없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저금리 저성장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위기가 발생하는 주기도 짧아졌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개인연금이 단일 상품만으로 오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10년 이상 가는 상품에서 투자처를 분산하면서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내지 못하면 핵심 경쟁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2개 투자자산을 잘 선택하는 것보다 여러 자산에 적절한 비중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롱텀(long term)인 고객 자산관리 시장에서 성공하는 길이라고 봤다.

그리고 높은 수익이 한 번에 발생하는 데 투자하는 것보다 오랜 기간에 성과를 꾸준히 낼 수 있는 곳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디에 투자할지 만큼이나 어떻게 투자할지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 자산배분으로 안정성·수익성 모두 잡는다

결국 이 센터장이 말하는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성공 열쇠'는 얼마나 자산배분을 잘하느냐다.

그는 실제로 자산배분센터가 자체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자산 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년간 글로벌 주식의 연 수익률은 8.4%에 변동성은 15.3%였다. 고수익-고위험군인 셈이다.

글로벌 주식이 아닌 글로벌 채권의 경우에는 수익률 4.2%에 변동성은 4.5%로 저수익-저위험군에 속했다. 반면 국내주식의 경우에는 연 수익률이 1.1%에 변동성은 19%로, 위험도는 높은데 수익은 낮은 자산이었다.

하지만 센터가 각 투자처의 자산배분 비중을 변경해가면서 적절한 분산투자를 했더니 기대수익률은 8.6%로 높아지고 변동성은 9.6%로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익률을 높이고 변동성은 낮추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 센터장은 "자산배분을 성공적으로 했다면 가장 좋은 성과를 냈던 글로벌 주식보다 기대 수익률은 높고 변동성은 낮은 효율적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자산배분이 추구하는 게 적정 배분을 통해 전체 자산의 위험대비 성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에셋 공들이는 자산배분센터는

미래에셋증권의 자산배분센터는 '대표이사 직속'이라는 편제에서도 알 수 있듯, 조직개편 이후부터 회사의 관심이 온통 집중된 부서다. 센터 신설이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꼽히기도 했다.

자산배분센터는 마치 제조업체의 생산 라인 벨트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구조로 운영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제조업체의 생산 라인은 부품을 조립해 최종 완성으로 끝나는 직선형 구조라면, 미래에셋 자산배분센터는 생산 공정의 시작과 끝이 다시 만나는 순환(cycle) 고리형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상품 관련 조직이 하나로 합쳐졌다고 보면 된다"라며 "상품기획과 운용 등 조직별로 가진 이해관계 때문에 합치지 못했던 것이 고객을 위해 하나로 합쳐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산배분센터는 글로벌자산배분팀과 신탁운용팀, 랩운용팀, 상품기획팀, 상품지원팀 등 5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글로벌자산배분팀이 투자 아이디어와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제공하고 상품기획팀과 랩운용팀, 신탁운용팀이 상품 선택과 운용을 맡는다. 자산배분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글로벌자산배분팀이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해 리밸런싱을 하는 식이다.

이진명 센터장은 "성과평가 시 기여도를 분석해 성과평가를 체계화했다"면서 "각각의 MP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성과를 내는지, 구체적 금융상품으로 구성된 액츄얼 포트폴리오는 MP 대비 어디서 초과 성과를 내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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