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최근 업황 악화로 고전하는 국내 정유업계가 몸집을 불리는 삼성토탈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알뜰주유소 참여로 정유업계에 발을 걸친 삼성토탈이 입지를 더욱 넓히려 하자 견제하고 나선 것이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는 삼성토탈의 회원가입신청 심사일정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토탈은 지난 2012년 알뜰주유소에 휘발유를 공급하면서 정유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이후 삼성토탈은 지난 2월 석유협회 가입을 정식으로 신청했지만, 심사는 미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토탈의 회원승인 가능성도 크지 않게 보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협회가 그동안 신규 회원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게다가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기존 회원들이 신규회원 승인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기존 업체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은 무엇보다 요즘 정유업계 사정상 새로운 식구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정유 업황도 악화되면서 기존 업체의 간판을 단 주요소 중 상당수가 사라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간판을 단 주유소는 각각 4천30개, 2천850개, 2천228개로 지난 2011년보다 각각 9.3%, 15.0%, 8.1% 줄어들었다. 그나마 S-Oil 정도만이 1천976개로 1.9%가량 늘어났다.

반면 알뜰주유소는 출범 2년여 만에 1천600개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삼성토탈은 이처럼 늘어난 알뜰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의 30~40%를 공급하게 됐다.

삼성토탈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번 달부터는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완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반제품만을 공급하던 것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한국송유관공사의 지분 2.26%도 매입했다.

또 올 하반기부터는 경유를 생산해 일부는 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삼성토탈의 행보는 정유사업을 제대로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기존 업체들로서는 자본력이 있는 삼성의 이런 움직임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토탈 관계자는 "우리도 석유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만큼 석유협회 가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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