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국발 우려에 휘청이고 있다.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대표되는 미국과 독일 국채, 엔화와 스위스 프랑의 가치가 상승했고, 주식과 원자재 가격은 낙폭을 확대했다.

중국의 수출 부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중국 태양열 관련 기업들의 회사채 디폴트 우려로 위험회피 심리가 시장 전반에 확산됐다.

시드니 소재 퍼페츄얼 인베스트먼트의 매튜 쉐어우드 투자 시장 리서치 담당 헤드는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위험은 고조되고 있다"라며 "이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전 세계의 구세주에서 연쇄 고리의 가장 약한 부문 중 하나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 안전자산 쏠림…위험자산 급락

12일(미국시간)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 하락한 2.72%를,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 하락한 1.60%를 나타냈다.

금값은 전장보다 18달러 오른 온스당 1,367달러를 기록해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달러는 뉴욕장에서 엔화에 대해 0.3% 하락한 102.67엔을 나타냈고,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0.5%가량 하락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회사채 디폴트 우려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화된 가운데, 주식과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0.97% 하락한 6,620.90으로 거래를 마쳤고,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도 1.00% 밀린 4,306.26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 역시 1.28% 내린 9,188.69로 장을 마쳤다.

미국의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17포인트(0.07%) 하락한 16,340.08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57포인트(0.03%) 높아진 1,868.20에 마감됐다.

런던 시장에서 구리 가격은 장중 한때 44개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구리 가격은 장 마감께 반등하긴했으나 전주 대비 7% 이상 하락한 상태다.

앞서 아시아 시장에서도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회사채 디폴트 우려에 주가는 하락하고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59%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지수도 1.60% 밀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47포인트(0.17%) 내린 1,997.69로 장을 마쳐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20일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65% 떨어졌고, 대만증시도 0.20% 약세를 보였다.

위안화는 전날 미 달러화에 대해 0.1% 추가 하락해 올해에만 1.5% 떨어졌다.

상하이 시장에서 구리 가격은 3거래일 연속 하락해 3.2% 밀렸다. 올해에만 구리 가격은 15% 가까이 하락했다.

에브라이트 증권의 탕웨 양린 선임 투자 고문은 "현재 비관론이 주식시장 전반에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성장률 둔화 우려…회사채 디폴트까지 첩첩산중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는 연초 일련의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줄곧 제기돼왔던 우려다.

그러나 지난 주말 중국의 2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8.1% 급락했다는 소식이 성장률 둔화 우려를 재차 증폭시켰다.

이는 1월 10.6% 증가에서 급감한 수치로 전문가들의 예상치 5% 증가도 크게 밑돌았다.

2월 무역수지는 수출 악화로 229억8천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초 중국 지표는 보통 춘제 연휴로 부진한 면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수치는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제시하면서 시장에서는 신용 억제 및 구조 개혁과 함께 이 같은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회의론이 제기됐다.

그림자 금융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신용 억제 노력과 개혁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사상 첫 디폴트가 발생하면서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재차 불거졌다.

상하이 차오리사의 첫 회사채 디폴트는 중국 당국의 디폴트 허용으로 중국 금융시장 전반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으나, 중국 기업들의 어려운 차입 상황이 반영돼 추가 디폴트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상하이 차오리의 디폴트를 중국판 베어스턴스 사태의 서막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A-메릴린치는 베어스턴스 사태가 발생한 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까지 1년이 채 안 걸렸다며 향후 사태를 주시할 것을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또 다른 태양광 업체가 실적 부진으로 상장된 주식과 회사채 거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혀 추가 디폴트 우려를 낳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가 둔화할 경우 기업들의 디폴트가 이어지고 이는 중국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를 낳고, 다시 성장 엔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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