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전일 낸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러시아를 신흥국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러시아 경제가 신흥국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의 존-폴 스미스 러시아 전문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를 프론티어 시장으로 재분류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P)으로 볼 때 주요 신흥국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국가와 기업 거버넌스 측면에서 볼 때 러시아는 프론티어시장으로 분류돼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주식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리스크 수준을 명확히 알릴 수 있는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권위주의적 민주주의의 변형과 국가자본주의 탓에 러시아 민간경제의 레버리지는 거의 유일무이한 수준이다. 신흥국 중에서는 중국만이 러시아에 필적한다. 이 문제는 불안정을 초래하며 제조업 등 많은 주요산업이 단기적인 시야를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 주가나 인프라는 많이 개선됐지만, 이는 내용보다 형식을 중요시함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1990년대부터 러시아 증시를 관찰해왔지만, 지난 10년간 상장사 전반적으로 기업 거버넌스가 근본적으로 개선됐다는 조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실상은 더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도이체방크에 앞서 이번 주 초 씨티그룹은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6%에서 1.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위한 러시아 최대 투자 콘퍼런스 중 하나인 러시아 포럼을 연기했다.
크림반도 사태로 서방국가들이 대 러시아 경제제재에 나설 가능성 때문에 러시아 투자여건이 악화된다는 판단에서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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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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