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모두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면서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13일 발표된 지난 1~2월자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FAI)가 모두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1~2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9.5%를 하회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2009년4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11.8% 증가해 13.5% 증가했을 것이라던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또 도시지역 FAI는 전년대비 17.9% 증가, 시장 예상치인 19.3% 증가에 못미쳤다. FAI 증가율은 1~2월자 기준으로 지난 2001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주 무역지표 부진으로 촉발된 중국 경기둔화 우려를 이번 지표를 통해 다시 확인한 셈이다.

중국은 음력 설인 춘제(春節)의 영향으로 통계상의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통상 1월과 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를 함께 발표한다.

이날 지표는 애초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30분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지표 발표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다리우스 코왈지크 크레디트 아그리꼴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둔화한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이날 발표된 지표 결과는 매우 부진하다. 이는 연초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악화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HSBC는 산업생산 증가율 둔화가 내수 약화를 확인시켜준다고 진단했다.

마샤오핑 HSBC 이코노미스트는 "최소한 지금까지는 중국 경제가 안정된다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경기 둔화를 가리키면서 금융시장은 실망했다.

도쿄와 상하이, 홍콩증시는 하락했다.

닛케이지수는 0.3%대의 상승률을 이어가다 장마 감을 15분여 앞두고 장중 반락해 0.1% 하락 마감했다.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0.3% 상승하다 0.4%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 상승했지만, 상승폭을 0.8%로 축소했다.

달러-엔은 장중 반락했고 호주달러-달러는 상승폭을 축소했다.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부양책 발표 가능성에 대해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도 있다.

특히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발언은 그 힌트가 됐다.

리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성장률 목표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7.5% 안팎은 성장률이 목표치보다 다소 내려갈 수 있고 넘을 수도 있는 용인 폭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1~3월) 경제지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중국 정부가 어떤 경기부양 조치도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정책 미세조정만으로 대응할 여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코왈지크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중국 정부가 과거라면 자동으로 경기부양책을 썼겠지만, 리 총리가 이날 성장률 목표치와 관련해서 한 발언에서 현재 경기둔화를 흡수할 유연성이 있음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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