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정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미 지표 호조에도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발언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엔화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과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일어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수급 불안 우려로 소폭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 공보실은 이날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스카야주(州), 벨고로드스카야주, 쿠르스카야주 등과 서부 탐보프스카야주 등에서 비상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혀 지정학적 불안을 고조시켰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오는 16일로 예정된 크림 자치공화국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를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를 결정했다. EU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 사태에 대한 대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자산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제재를 17일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의 지난 1~2월 산업생산은 8.6% 증가해 작년 12월의 9.7% 증가를 하회했다. 1월 소매판매는 11.8% 늘어난 것에 그쳐 전월의 13.1% 증가를 밑돌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9천명 줄어든 31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33만명을 밑돈 것이며 작년 11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 호조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3월 노동부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2월의 17만5천명 증가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상무부는 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3%(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0.2%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크로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는 이날 일부 소매판매 결과가 하향 수정됐음을 이유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1.6%에서 1.4%로 낮춘다고 밝혔다.

한편,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 지명자를 비롯한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 지명자와 제롬 파웰 현 Fed 이사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 기존의 Fed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큰 폭으로 밀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31.19포인트(1.41%) 하락한 16,108.8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1.86포인트(1.17%) 밀린 1,846.34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91포인트(1.46%) 낮아진 4,260.4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소매판매와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상승세로 출발했다.

긍정적인 경제지표에도 우크라이나와 중국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름에 따라 주가는 이내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새로운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함에 따라 주가 하락이 촉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가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은 주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할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다른 외신은 중국의 은행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비대해진 산업부문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다수의 은행들이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을 20%까지 줄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100억달러의 추가 테이퍼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골드만삭스가 S&P캐피털 IQ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1.8% 밀렸다.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닷컴은 연간 프라임 회원권의 가격을 79달러에서 99달러로 올린다고 밝힌 후 0.2% 상승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미 지표 호조에도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4/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8bp 낮아진 연 2.647%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8/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7.5bp 밀린 3.591%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5bp 떨어진 1.520%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미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특히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세력들이 나타남에 따라 5년만기 국채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해 일부 거래자들은 연방기금(FF) 금리가 상당기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과 테이퍼링에 대비해 5년만기 등 단기 국채를 적극 매입하고 10년과 30년 만기 국채를 적극 매도했었다.

이 거래자들이 올해 들어 `단기 국채 매도·장기 국채 매수`에 나서며 작년과 상반된 움직임을 나타냄에 따라 이날 5년만기 국채 매도세가 증가했다.

이후 지정학적 불안정과 중국 산업생산 등 지표 약화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나타남에 따라 국채가격이 낙폭을 축소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산업생산 실망 등을 이유로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7.5%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후 늦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연설을 통해 디플레이션 위험 시 추가 완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독일과 영국,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매입세가 유입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지속 전망에도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 상존으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단기적으로 2.5-3.0%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평균 수준의 입찰 결과를 나타냈다.

낙찰금리는 연 3.630%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35배로 지난 6차례 평균인 2.40배를 소폭 하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8.8%로 지난 평균인 41.8%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2.6%로 지난 평균인 17.6%를 하회했다.

◇ 외환시장

엔화는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과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일어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유로화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나면 추가 부양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밝혀 달러화에 반락했고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1.8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75엔보다 0.91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41.25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2.86엔보다 1.61엔이나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868달러를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903달러보다 0.0035달러 떨어졌다.

달러화는 개장 초 경제지표 호조에도 엔화와 유로화에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오후 들어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알려짐에 따라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고 달러화에 반락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최근 디플레이션 위험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날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진단했다.

드라기는 "이 때문에 이런 우발적인 상황에 대비해 ECB는 추가적인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준비해왔으며 필요하다면 이런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드라기는 "유로존과 세계 나머지 국가 사이의 실질 금리 스프레드는 아마 감소할 것이며 이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 환율에 하락 압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드라기 총재가 시장의 판단과 달리 디스인플레이션보다는 유로화에 더 예민한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그러나 드라기는 약유로와 고인플레이션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하길 원하고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고 풀이했다.

엔화는 중국 경제지표 실망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 지속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올랐다.

중국의 산업생산 등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가 증폭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불안정과 중국발 성장률 둔화 우려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이어져 엔화와 달러화가 여타 통화들에 강세를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날 나올 미국의 3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라는 하락 요인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 따른 수급 불안정이라는 상승 재료가 공존한 가운데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센트(0.2%) 높아진 98.20달러에 마쳤다.

전날 유가는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인 데다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SPR) 테스트 판매 계획을 밝혀 2% 이상 급락하며 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SPR 테스트 판매는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지난주 1차 제재 때 상황이 진전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대로 내주 중 2차 제재를 할 것"이라며 "협상의 접점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 이튿날인 17일까지 진전이 없으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인사의 자산 동결, 비자발급 중단 등의 제재안을 EU 외무장관들이 승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일 EU 정상들이 모여 사태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의 산업생산 등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에 따라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5%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는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상승과 하락 재료가 공존한 가운데 사흘간의 하락에 따른 매입세가 유가의 소폭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