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1.30달러 붕괴..달러-원 영향은>

2011-12-15     오진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11개월만에 1.30달러선을 깨고 내려서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 압력도 점증하고 있다.

15일 외환시장 딜러들은 달러화가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 등으로 장중 급등세를 보이지는 못하더라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거래 레벨을 높이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944달러까지 내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월12일 기록한 1.2959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탈리아의 5년물 국채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유로본드 반대 입장 재확인 등 악재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진 탓이다.

유로화의 가파른 약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회피를 반영한 움직임인 만큼 달러화도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A은행의 한 딜러는 "EU 정상회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이후 시장의 불안감이 점증하는 데도 유로존에서는 대책이 나오는 대신 악재들만 쌓이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에 내몰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유로-달러의 하락세가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세계최대의 채권 펀드인 핌코는 내년 유로화가 미국 달러에 대해 1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환시 딜러들은 다만 이날도 달러화가 장중 전 고점인 1,164.80원선을 넘어서 안착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2거래일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갭업 출발한 후 장중 상승폭을 줄이며 반락하는 흐름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최근 달러화 상승기에 외환당국이 실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에서는 당국의 스무딩에 대한 경계심이 어느때보다 팽배하다.

개입 경계심 등으로 역외 시장 참가자들도 장중 공격적인 롱플레이에는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B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전고점을 테스트하면 당국이 행동에 나설 것이란 경계심이 팽배하다"면서 "1,160원대에서 추가로 롱을 쌓았다간 개입에따라 손실로 내몰릴 가능성도 큰 만큼 무리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롱포지션을 이월한 은행권도 달러화가 갭업 출발하면 우선 차익실현에 나서려 할 것"이라면서 "급한 추격 매수가 따다붙지는 않으면서 달러화가 장중 반락하는 흐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1.30달러를 하회했지만 역외 달러-원 1개월물도 1,167원선에서 고점이 제한되기도 했다.

역외발 상승 압력도 예상보다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C은행의 한 딜러는 "대외 여건상 역외들이 공격적으로 롱플레이에 나설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지만 장중에는 예상외로 매수세가 강하지 않다"면서 "연말 북클로징 등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달러화의 장중 상승 압려이 강하지 않더라도 역외 시장에서는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갭업후 장중 반락을 반복하면서 달러화의 거래 레벨이 점ㅊ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jwoh@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