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효과 한국증권 자기자본 9조 우뚝…발행어음 실탄 장전
미래에셋 위협…발행어음 큰 손 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피혜림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지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27.18%를 전량 취득한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9조 원대의 초대형 증권사로 몸집을 불릴 전망이다.
자기자본 확대로 최근 한도에 다다랐던 발행어음 조달에도 숨통이 트이는 것은 물론, 실탄 확보 효과 역시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 위협, 카뱅 인수로 자기자본도 우뚝
22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는 한국투자증권이 신청한 '카카오뱅크 주식에 대한 동일인 한도 초과 보유 승인안'을 의결했다.
대상 주식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와 100%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총 27.18%다. 한투밸류운용과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각각 23.18%, 4.0%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와 한투밸류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가져오기 위해 금융위에 한도 초과 보유 주주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를 마칠 경우 자기자본 9조 원대 증권사로 우뚝 선다.
이번 지분 인수가 한국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취득금액에 상당하는 수준의 유상증자를 해주고 한국투자밸류운용이 지분 매각 대금을 다시 배당으로 증권에 넘기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말 별도 기준 6조3천억 원 수준이었던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규모는 3조 원가량 늘어나 9조 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가 10조 원에 육박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 3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9조 380억 원 수준이다.
전일 카카오뱅크 종가가 2만6천3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가격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3조4천억 원가량의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린다. 이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규모는 미래에셋증권을 뛰어넘는다.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는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일 때 가능한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한도 턱밑 도달한 발행어음 한숨 돌려, 큰손 부상
자기자본 규모 확대는 발행어음 한도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조달 여력 또한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잔액은 11조9천501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200%인 12조5천308억 원까지 1조 원도 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로 자기자본 규모가 늘어날 경우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 한도는 18조 원대로 급증한다.
발행어음은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한국투자증권 전체 차입 부채(37조1천787억 원) 중 32%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조달원 중 하나였다.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발 증권사 유동성 불안감이 고조됐을 당시 초대형 투자은행(IB)은 발행어음으로 한숨 돌리기도 했다.
이번 자본 규모 확대가 한국투자증권의 실탄을 늘리는 효과 또한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경이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도 증권사를 모회사로 둘 경우 자금 지원 등이 비교적 용이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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